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달교사 Feb 04. 2022

자기중심적인 아이,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우리 아이, 이렇게 도와주세요.


어린이집 주변을 산책하던 준이는 얼굴을 찌푸리며 이야기한다.

"냄새나"

"응? 무슨 냄새?"

"저기 저 할아버지들한테 냄새나요."​


준이의 손끝을 따라가니 그곳에는 할아버지 세 분이 앉아 있다. 할아버지들은 '실버 자원봉사단'이 적힌 노란 조끼를 입고, 두 손에는 집게와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준이의 이야기를 듣진 않았을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 못 들으셨는지 아이들을 향해 빙그레 미소 지으신다. 그 자리를 벗어나 나는 준이에게 물었다.



출처 unsplash

"준이야, 냄새가 많이 났니?"

"네!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났어요."

"선생님은 못 맡았는데. 모두 느끼는 건 다르니까. 그런데 준이가 생각할 때 할아버지들한테 왜 냄새가 난거 같아?”

"그냥 냄새가 나서 그렇게 말한 건데요"

"준이는 느낀 걸 말로 표현한 거구나. 그렇지만 우리는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할 때 듣는 사람의 기분도 생각해야 해. 내가 한 말 때문에 상대가 행복해질 수도 있지만 속상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거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그럼 조금 전 준이가 '냄새나'라고 했던 이야기를 할아버지가 들으면 기분이 어땠을까?"

"화가 났을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해?"

"할아버지는 힘들게 청소하는 중인데 내가 냄새난다고 해서요."

"그래. 준이 말처럼 할아버지는 우리가 즐겁게 산책할 수 있도록 길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시고 있었지. 비록 냄새가 나는 일이지만 우리를 위해서 말이지"

"아~ 그렇구나"

"그렇다면 준이가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되면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깨끗하게 청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준이가 그런 생각도 했구나. 할아버지가 준이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기뻐하시겠네.”​


아이들 대화는 거침없다. 보고 느낀 것을 바로 말로 표현한다. 상황에 따라 '솔직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가끔은 '맹랑하다.', '당돌하다’라고 느낄 때가 있다. 나쁜 의도가 있어서는 아니다. 단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뿐이다. 7세 이전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한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 단지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는 것뿐이다. 세상의 중심은 자신이다. 다시 말해 내가 잠이 들면 하늘의 달도 별도 잠을 잔다고 생각한다.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아이가 저절로 배려하는 아이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배려를 내면화하는 건 아이들 몫이다. 그에 맞는 부모의 도움도 받으면서 말이다.​


출처 unsplash



먼저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역할놀이다. 역할놀이에서는 각자가 역할을 맡아 행동하고 말한다. 아이에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된다. 또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할에 맞는 감정과 의사를 표현해 볼 수도 있다. 꼭 다른 사람의 입장만 되어보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역할을 맡아 표현함으로써 아이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다양한 감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이 시기 아이들은 정서가 급격하게 발달한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슬프다, 화난다, 짜증 난다, 외롭다 정도로 자신의 모든 감정을 설명한다.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어떤 단어로 표현할지 알아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은 물론 상황에 맞게 자기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어떤 성격의 것인지 이야기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출처 unsplash



마지막으로 아이의 문제를 꾸짖기보다 바람직한 방법으로 안내해야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한다. 다른 방법은 없는지 함께 고민도 한다. 아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나눠주는 것도 좋다.

정말 중요한 건,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이타적인 행동을 해야 아이도 보고 배울 수 있다. 이타적인 행동은 아이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경험과 다른 사람을 통해 인정과 관심, 사랑받는 경험을 갖게 한다.


출처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자꾸 곱씹게 된다 말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