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선생님은 아이를 두고 사라졌다.

선생님이 사라진 이유.

by 달달혬

요즘은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치하는 어린이집도, 선생님도 많다고 한다.

돌봄 일을 하시는 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다.
뉴스에 나오는 일들이 전부일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더 많은 학대가 있을지 나는 알 수 없다.

뉴스가 전부이길 바란다.


아이의 상담 날,
"우리 아이는 낯을 너무 많이 가려서 걱정이에요."라고 말하자 선생님은 이렇게 답하셨다.

"다 그래요, 어머님. 정도의 차이일 뿐이에요~ 엄마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게 진짜 문제가 돼요.
잘 자라고 있는 거예요. 낯가리는 건 위험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아는 거잖아요. 얼마나 똑똑해요!"

선생님은 칭찬만 한가득 해주셨다.

같은 담임 선생님과 벌써 세 번째 학기 상담인데도, 늘 한결같이 장점만 이야기해 주신다.
내가 걱정하고 있는 아이의 단점들은, 선생님께는 그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일 뿐이니 함께 기다려주자고 말씀하신다.

그런 말들이, 아침마다 무겁게 아이를 어린이집에 내려놓고 회사로 가야 하는 내 마음을 가볍게 해 준다.

선생님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나 스스로를 더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고, 우리 아이의 사소한 단점도 크게 여겼을 것이다.


최근에는 말이 빠른 아이들 몇 명만 언니 오빠들 음악 수업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중에 우리 아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낯선 선생님이 수업에 들어오자, 우리 아이는 울거나 선생님의 무릎에 앉아 수업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키즈노트에 올라온 사진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벌써 두 달째, 여전히 선생님의 무릎 위였다.


하지만 역시, 선생님은 선생님이셨다. 상담 날 했던 이야기가 마음에 남으셨는지

많이 고민하신 끝에 어느 날은 아이에게 "선생님 화장실 다녀올게~" 하고 몰래 교실을 빠져나오셨다고 한다.

그날, 약 20분 동안 아이는 울지 않고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수업을 잘 들었다고 했다.

하원은 아이 할머니가 해주시는데,

그날 선생님은 아주 밝은 얼굴로 "오늘 제가 화장실 간다고 하고 나왔는데, 혼자 수업도 잘 듣고 얼마나 기특했는지 몰라요!" 하며 기쁜 마음을 나눠주셨다고 한다.


나만큼,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우리 아이의 성장에 마음을 써주시고, 칭찬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된다. 선생님은 우리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부부까지도 부모로서 함께 성장하게 해주고 계신다.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만약 어린이집에 아이를 처음 보내는 게 걱정된다면, 나의 글을 보고 좋은 선생님도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아이의 어린이집은 수기노트+키즈노트를 같이 사용한다.

정성 가득한 손글씨를 보면 아이의 걱정으로 굳어있던 내 마음이 녹아내린다.

매일매일 누가 이토록 정성껏 편지를 써줄 수 있을까?

항상 존경스러운 선생님이다.



세상에 나쁜 선생님들도 많지만 좋은 선생님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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