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너에게, 늦은 편지를 씁니다.

아이를 힘들게 했던 엄마의 고백

by 달달혬


어린 너를 먼저 힘들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

너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매일 마음이 불안했다.
자주 들려오는 학대 이야기들 때문이었다.
아직 기어 다니던 너에게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서,
하루하루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너의 몸을 꼼꼼히 살피고, 표정과 기분까지 확인하곤 했다.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아침 7시 30분, 어린이집이 문을 열자마자 너를 제일 먼저 등원시켰다.

나는 자율 출근이 가능했지만 차 막히는 게 싫어서 너를 먼저 보내고, 편하게 출근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 시간들이 너에겐 꽤 외롭고 낯설었을 것 같다.
겨울엔 추웠고, 여름엔 더웠을 그 시간.

냉난방도 켜지지 않았고, 담임 선생님도 아직 오시지 않았을 때였으니

그 한 시간이 너에겐 길고 쓸쓸했을 거다. 어른에게도 이른 시간이었으니, 너에겐 더 그랬겠지.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다.
그 시기에 내가 조금 더 힘들었어야 했는데, 어린 너를 나 대신 힘들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

그 와중에 분리 수면까지 고집했다. 너의 자는 얼굴을 보는 일조차 놓치며 어느새 세 살이 되었다.

“엄마랑 자니까 좋아.”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동안 내가 놓친 시간들을 떠올렸고, 미안함에 한참을 울었다.

종알거리는 너의 목소리가 이렇게나 사랑스러웠구나 느끼면서 지금이라도 함께 자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이가 전부'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조금은 웃기기도 했다.
‘얼마나 즐거운 게 없으면 아이가 전부일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너를 낳고 나니, 그보다 즐거운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 그것을 넘는 감정은 없었다.
숨만 쉬어도 사랑스러운 존재, 웃기만 해도 재미있는 너.
네가 “엄마”라고 부를 때마다 나는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다.


나는 너를 정말 사랑한다.
하지만 그 사랑을 핑계로 모든 걸 감당하지는 못했다. 그게 마음에 오래오래 남는다.

다행히 선생님이 그런 내 마음을 알아주셨다. 사랑으로 돌봐주셨고, 그 따뜻함이 나에게도 전해졌다.
수첩을 펼치기 전에는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설레었다.

빼곡히 적어주신 손글씨를 볼 때마다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나는 좋은 엄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땐 몰랐던 것들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후회를 많이 하며 살아온 인생은 아니었는데, 보통은 내가 원하던 대로 살 수 있던 나인데.

너를 키우며 처음으로 작은 후회들이 자주 찾아온다.

어찌나 소중한 존재인지 이 세상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


나는 아마도 너를 사랑하지 않는 법을 평생 모를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