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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온기 Aug 26. 2021

고기를 꼭 비닐에 담아오지 않아도돼요

episode 2







대형마트가 집에서 멀기도 하고 평소에도 대형마트를 잘 이용하는 편이 아니에요

환경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냉장고도 작았고 보관할 수 있는 펜트리나 그런 공간의 부족으로

대량으로 사면 저렴하지만 보관할 곳이 없으니 머리에 이고 지고 살 수는 없었으니깐요 그래서 결혼 후 대형마트 가서 장을 본 게 20번도 되지 않나요 혹 가게 되더라도 딱 사야 될 품목만 사 오는 편이고 사실 많은 유혹이 있지만 막상 유혹을 뿌리 치치 못하고 사 오는 날엔 어김없이 후회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늘 먹을 만큼 그리고 자주 가며 동네에 있는 정육점 혹은 중소형 마켓이나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편이에요


저희 동네에는 5일마다 열리는 5일장도 있고 식자재 마트,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 영세상인들이에요

집 앞에 있는 슈퍼에는 간단한 야채들이 팔고 있어  두부나 콩나물 등은 급할 때 집 앞 슈퍼에서 사곤 하는

큰 가격차이는 없어서 자주 이용해요.그리고 고기는 "선택적 비건"을 선언한 이후 확연히 고기를 구매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지만 간혹 아이들이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할 때는 집에서 좀 걸어가면 있는 작은 정육점을 이용합니다 쿠폰은 없지만 사장님의 넉넉한 마음과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가 정말 싱싱하고 믿을 수 있어요 아시죠? 고기 한번 사서 먹어보면 어떤지 냉동을 녹여서 생고기라고 파는 건지 도축한 지 오래된 거를 파는지 말이죠


주부생활 13년 차에 들어서는 그 정도는 이제 구분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아주 작은 정육점이지만 신뢰가 쌓이게 된 "아지야 축산" 은 저의 단골이 되었어요  


개학 전 아이들에게 간단히 고기를 구워주려고 목살을 사러 갔어요 제차에는 늘 장바구니 네트백, 재사용할 비닐, 그리고 용기 낼 수 있는 반찬통, 스테인리스 용기 , 그리고 플로깅까지 할 수 있는 목장갑 집게 등등 작은 차에 별별 걸 다 싣고 다닙니다 지나가다 보이는 우유팩도 주워와 야 되고, 즉성 플로깅을 할 때도 있고 의도치 않은 구매를 하게 되거나 간단한 김밥을 갑자기 살 때도 있기에 제겐 필수품이 되어버렸죠.



늘 그렇듯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목살을 사장님께 부탁드렸고 최근 고기 값이 좀 올랐더라고요 그래도 고기의 질이 좋은 걸 알고 있기에 딱 첫째와 둘째와 저 이렇게 셋이서 먹을 만큼만 사기로 했어요

사장님께 용기를 드렸고 제 용기를 저울에 올리고 '0'점을 맞추셨어요 꽤 익숙하세요 제가 늘 비닐 거절하고 용기를 없을 땐 종이에 싸갈 때고 있어서 많이 놀라워하지는 않으셨어요




저희집 마지막 플라스틱 용기 제로웨이스트는 쓰던건 끝까지 써야하는 사명감이 뿜뿜합니다



사장님께 잠시 비껴달라고 말씀 드리 허허허 웃으시며 비켜주시네요  이렇게 제 용가 올려진 저울엔 한번 먹을 만큼의 목살을 넣어 주셨고 사이즈도 딱 맞춤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뚜껑을 덮고 계산을 한 뒤에 어떠한 비닐에도 담지 않고 정육점을 나왔어요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하면서 처음엔 너무 부끄럽고 내가 하는 게 바쁜 사장님들께 불편을 드리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니 쉽사리 말이 떨어지지 않았고 장바구니 속 용기만 만지작만지작 거렸었죠

 


용기를 내밀면 작다고 안된다. 비닐에 넣어가라
다 새니깐 안된다. 뚜껑 닫으면 눌려져서 망가진다.

 


실제로 이런 말씀 많이들 하세요 특히 빵집이나 분식집 떡볶이, 치킨,  김밥 등 용기가 좀 작아서 뚜껑을 덮었을 때 음식이 찌그러지는걸 많이 걱정하세요 근데 사실 집에 가서 혹은 야외에 가서 먹을 때 그게 중요하지 않기에 저는 늘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금방 먹을 거예요 장바구니는 빨면 돼요


근데 진짜 떡볶이는 국물이 새서  에코백을 빨아야 했던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도 비닐과 스티로폼 일회용 그릇을 쓰는 것보다 한번 세탁할 때 쓰윽 넣어 빨아서 쓰는 게 환경을 위해서는 훨씬 더 좋은 일이잖아요


지금까지 수많은 용기내기를 해 보았어요 앞으로 글로 써볼 예정이지만 또 아직 해보지 못한 용기 내 역시 많이 있어서 꾸준히 계속해서 도전하려고 합니다. 제가 하는 이런 일들이 아주 작은 것 같지만 하루에 제가 사용하는 비닐과 플라스틱의 양만 줄여도 그게 모이게 되면 엄청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전 믿고 있어요  같은 믿음을 가진 많은 분들의 행동으로 지구의 기적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 않는 것보다 하나의 행동이라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니깐요




에필로그:)

아 제글에 자꾸 부끄러워 지신다는 분들이 계실까봐

부끄러운 기분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두 마음먹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그만큼 쉽게 시작하기가 어렵다는 거겠죠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건

아주 작은것부터 시작하실수 있으면 좋을것 같아요


페트병 라벨을 떼서 버린다거나

병을 씻어서 버린다거나

음료수를 마시고 아무곳에 두고 오지 않고

집에가져와서 버린다거나

텀블러를 들고다니기 힘들다면

빨대없이도 마실 수 있으니 빨대만이라도 거절한다거나


진짜 소소한것 같지만

정말. 큰일을 하시는거예요


진심으로. 제글에 부끄럽다는 생각 하지 않으시길 바래요.저두 여기까지 오는데 참 많은 시간 걸린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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