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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온기 Jun 14. 2021

스텐 커피 캡슐이 나에게 주는 선물

제로 웨이스트, 자존감도 주는 스텐 캡슐




드롱기부터 시작한 나의 하우스 커피는 일리를 거쳐 지금은 국내 생산 커피머신인 메디 프레소에서 정착 중이다


커피라곤 믹스커피밖에 몰랐고, 사실 아메리카노가 언제부터 누구부터 왜?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믹스커피보다는 건강에 위험하지 않았고, 다이어트에 쓰디쓴 아메리카노는 필수였으니

그리고 브런치에 빠질 수 없는 것 또한 커피가 아닐까?


 커피 좋아해서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아침의 몽롱함과 한낮의 나른함을 보내버리고 싶어서 마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왕 마시는 거 매일 아침 봉지를 뜯으며 휘휘 저은 조금은 폼 떨어지는 커피보다 컵에 떨어지는 커피소리와 커피 향이 퍼지는 커피 머신으로 마시면 좀 더 근사할 듯했었다 그리고 일단 물을 끓이지 않아도 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기에 아주 큰 맘먹고 시작한 커피머신의 삶


일반 캡슐과 똑같은 사이즈 이며 똑같은 역활을 해내고 있는 스텐캡슐




아무렇지 않게 온라인으로 주문한 캡슐은 사용하기 편리하다 모아둔 곳에서 꺼내 머신에 넣은 뒤 버튼 하나면 아주 향이 진한 커피를 준비해준다. 그리고 캡슐은 몇 개가 될 때까지 모아 별 생각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아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홈카페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특히 코로나로 더 많은 수요가 있어 한때 일리의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는 주워들은 얘기도 있다.


그런 내가 제로 웨이스트를 알게 된 이후 양심이 찔리고 가책을 느끼고 커피머신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멀리가 아니라 캡슐커피를 마신 뒤 나오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를 몰라서 손이 안 가게  되는 것 같았다. 처리할 수 없으니 아예 마시지 않고 일단은 보류하는 거라 생각한다.

버려진 뒤 썩지 않고 끝끝내 지구의 아픔을 지속시킬 걸 알면서 계속 버릴 수는 없었다 정의에 불타올라

난 그러면 안돼 라고 나를 스스로 채찍질한 게 아니라 그냥 그런 마음이 들고 그 마음이 그렇게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다  제로 라이프 온라인 모임에서 스텐 캡슐에 대한 정보를 보게 되었고 한 달여를 찾아다니다 나의 머신에 맞는 제품을 찾게 되었다  아무 고민 없이 구매했고, 나의 소비는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확인했다. 이런 걸 그린 컨슈머라고 해야 할까?

지구에 해가 되지 않고, 나의 만족감도 높아지고, 지속 가능한 삶을 지킬 수 있는 소비자 그린 컨슈머?






캡슐과 댐퍼까지 정말 완벽했다.  원두 역시 나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커피를 마실 때 나는 바리스타에 빙의된듯한 기분이었다. 그  대단한 역할은 댐퍼가 해내고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플라스틱 수저 같은 게 들어있었지만 버리지 않고 사용하기로 했다(용도는 다른 것이지만)  이왕 스텐 캡슐을 판매한다면 플라스틱을 빼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 역시 플라스틱 수저를 거절하는 레스 웨이스트를 실천했어야 했다


스텐 캡슐 하나로 몇백 개의 캡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커피를 마실수 있게 되었다, 나 스스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바리스타의 기분도 낼 수 있었고 내가 정말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나 할 수 있고 , 누구나 살 수 있는 이 작은 캡슐 하나로 나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또 그 감정으로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무엇을 지향하든 무슨 행동을 하던, 사람은 스스로에게 셀프칭찬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대가가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겉으로 티 나지 않는 것이라도 내가 하는 하나하나의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빛을 볼 날이 꼭 있을 거라 생각한다 스텐 캡슐커피가 나에게 주는 것은 커피뿐만 아니라 자존감도 주고 있다. 초여름.  난 남편에게 플라스틱 쓰레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마실수 있는  아이스커피를 내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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