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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stay Jun 16. 2021

화장대 없는 여자 엄마

미니멀라이프, 화장에 큰 의미 두지않기




다들 그렇듯 젊은 날 화려한 화장을 했던 나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화장이었고  화장을 하면 내가 예뻐 보였고, 당당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같은 종류 다른 제조사별로 화장품을 사고 다 쓰지도 못하고 버리고, 친구들과의 약속에 화장하는 시간이 반이상 차지하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깨달음이지만 꾸미지 않아도 참 예뻐 보일 나이에  왜 그렇게 화장에 시간을 소비했을까 싶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처럼 시간을 내어주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건 아마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일까? 아님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때처럼 화장을 하며 한껏 꾸미고 다닐까?

 


출처 pixabay


난 화장대가 없다. 화장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지 화장품이 없는 건 아닌데 화장품도 최소한의 것들만 있다.

특히나 코로나가 창궐하고 나서는 더욱이 더 필요 없어진 것 중 하나가 화장품이다 그리고 젊은 날에 비해 화장에 대한 열망이 없어졌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내가 한 화장이 아이에게 묻게 되고  그로 인해 아이의 피부에 발진이라도 나게 된다면 그것보다 속상한 건 없었다. 그래서 화장을 포기하게 되었고. 그렇게 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키우면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화장을 한 횟수는 결혼식이나 혼자 기분 좋아지고 혼자 집에서 화장놀이하는 정도였다 가끔은 꾸미고 싶고 꾸민 날은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지만 그것도 잠시 이젠 화장을 예쁘게 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없다. 그래서인지 화장대가 없는 것에 큰 불만도 없고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가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만약 화장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면 난 지금도 계속 사들이고 있었겠지? 이런저런 핑계로 필요함에 대한 이유를 만들면서 말이다




나의 화장대는 지금 세를 살고 있는 중이다 4단 서랍 위 주택으로 치면 옥상 방에 거처를 마련하여 지내고 있다  단출한 살림살이에 큰 집이 필요 없는 화장품들은 3칸 미니 서랍과 작은 라탄 바구니가 끝이다. 그리고 그위에 거울 하나가 있다. 내가 화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면 끝

기본 스킨케어와 선크림 그리고 커버크림 이 끝이고 어떤 날은 눈썹을 그릴 때도 있고 안 그릴 때도 있고

어차피 마스크 쓰는 터라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선크림 같은 경우엔 신경 써서 바른다.





산지 오래된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는 1년에 두세 번 정도 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버릴 순 없고 필요하면 다시 사야 되는 쓸데없는 소비가 늘어나니 이것만큼은 크게 유통기한을 따지지 않고 놔두는 편이다

눈두덩이에 바르는 섀도 역시 스틱으로 된 거고 딱 한 개 있다 나머지는 눈썹 브로우들 아직 버리지 못해 가지고 있지만 곧 비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들기는 한다


나이가 들어 수분이 모자라고 유분도 모자라고 그래도 크림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크림 여름엔 얼굴이 끈적거리는 거 싫어서 아예 손을 대지 않고 가을쯤부터 다시 바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닦아내는 토너를 쓰기에 대나무 화장솜은 꼭 있어야 할 필수 품이고. 미니 썬팩트와 쿠션이  커버용으로는 전부 튜브 형식 화장품은 풋크림이나 수분크림 샘플 그리고 예전에 대량으로 사서 아직도 쓰고 있는 마지막인 것들이다  세안 후 바로 나와서는 온 가족이 같이 쓰는 알로에 수딩젤로 수분 유출을 막아주고, 이제 이것들마저도 다 쓴다면 그땐 진짜 딱 필요한 것들로만 이루어질 것 같다

이렇게 나의 단출한 화장대 셋방살이는 나의 미니멀 라이프의 유지를 잘 도와주고 있는 베스트 공간이 되고 있다  


불편한 점 하나 없고 너무 많은 화장품들 중에  뭘 써야 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먼지 쌓인 화장대 닦느라 이리저리 옮기며 청소하지 않아도 되고 , 내 얼굴은 누가 보든, 뭐라 하든 내 얼굴이니 내 마음대로 할 거라 신경 안 쓸 거고, 이젠 남 신경 쓸 나이는 지나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슬로 미니멀 라이프는 천천히 나를 위한 생활방식이다. 그렇다고 가족에게 내 생활로 불편을 주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이고 같이 살아가야 하니깐 말이다.

불편하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것 가족들이 원하는 그 어느 중간쯤에서 나는 지금 슬로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다. 느리게 천천히 하지만 신중하게 그리고 마무리는 편하게   미니멀 라이프를 실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



이 두사진인 온가족쓰는것과 남편과 아이들이 쓰는 기초제품들이다 요건 화장실옆 이케아수납공간위에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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