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뿌도 살아 있다》-12

[12화] 회사에서 튀지 않고 오래가는 법, 나의 생존전략

by 달구언니



1. 아침에 일찍 출근하기

생존 전략이라고 하기엔 좀 소박할 수 있지만,
나는 늘 아침에 일찍 출근하려고 한다.

한때는 무너지기도 했지만,
‘일찍 오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건
여러모로 이득이 많다고 생각하게 됐다.

팀장님의 조언이 있기도 했고.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남들 다 나올 때 출근하면,
전철도 버스도 너무 복잡해서 정말 힘들다.
사람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괴롭다.

그래서 난, 조금 일찍 도착한 나만의 시간에
작은 숨구멍을 틔운다.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덜 힘들다.




2. 이해 안 되는 일은, 남한테도 달라고 하지마

나는 본점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단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걸 목표로 했다.
그게 나를 힘들게 할 때도 있지만,
그게 맞는 거 같았다.

특히 나는 상대방과 협의해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내가 이해 안 되는 일을 남에게 시키는 건
정말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외부 고객이든 내부 직원이든,
항상 “내가 이런 말 들으면 어떨까?”를 생각한다.
내가 처리하기에 불합리한 요구라면,
그들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들도 각자의 입장이 있고,
처음엔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해도
결국 얘기를 나누다 보면
‘조율 가능한 포인트’는 반드시 나오니까.

그래서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최대한 파악하려고
상대에게도 그렇게 물어보고 알려주려고 한다.

가능하면 효율적으로,
가능하면 납득 가능하게.
그래야 내 일도, 그들의 일도 헛되지 않으니까.

열심히 해보려는 사람은 도와주고,
대충 넘기려는 사람은 못 본 척 못 한다.
그게 내 방식이고, 내 생존 방식이다.



3. 전임자의 자료는 반드시 참고하되, 답습하지 않기

나는 ‘무조건 다시 확인한다’.

아무도 믿지 않는다.
전임자가 남긴 자료가 있어도
그게 맞는지, 지금도 유효한지 내 눈으로 확인.

모든 걸 원칙대로만 할 순 없지만,
최소한 나 스스로 기준은 명확하게 세운다.
그래야 상대방도 납득할 수 있다.

내가 납득할 수 없는 일은, 하고 싶지도

해달라고 하고 싶지도 않다.



4. 그때는 아무 말 안 했지만

진짜 잊지 못할 사건이 있다.
일명 ‘미친 XX’ 사건.

나는 메일을 보낼 때 항상 생각한다.
이걸 받은 사람이 바로 이해할 수 있을까?
헷갈리지 않게 써놨나?
딴소리 안 나오게 해 놨나?

그래서 메일은 최대한 쉽게, 구체적으로,
딱 누가 봐도 오해 없게 정리해서 보낸다.

왜냐하면,
말로만 설명하면 나중에 꼭 다시 물어본다.
기억 못 하거나, 딴소리를 한다.
글로 정리해 두면 다음에 복붙 해서 다시 전달하면 되니까.
반복되는 업무에선 문서화가 바로 효율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쓴 메일 문장의 ‘한 단어’를 꼬투리 잡혔다.

“이거 보면 니가 한다는 줄 알았지.
니가 이렇게 딱 썼잖아?”

… 정말,
내 선의를 후두려 패는 순간이었다.

진짜 화나고, 너무 억울하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혈압이 오른다.

사건 수습하고 나서 생각이 났다.
같이 일하던 동기가 이렇게 말했었다.

“그런 건 전화로만 하고
글로는 남기지 마.
괜히 네가 다 뒤집어쓸 수 있어.”



나는 그때도 생각했다.
그래도 글로 정리해 두는 게 낫지 않나?
기록 남는 게 훨씬 덜 위험하지 않나?

그런데 아니었다.
그걸 악용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잘 정리해 주려다 덫에 걸렸고,
내가 보낸 문장이 나를 무너뜨렸다.

팀장님도 말하셨다.
“그런 애들은 우기기 시작하면 답 없어.
다음부터는 너무 친절하게 적어주지 마.”



악용한 쪽이 나쁜 거지,
잘해준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

그런데 그 일 이후,
나는 메일 하나 쓰는 것도 조심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의 나는 마음속 깊이 소리 지른다.

“에이 C. 내가 뭘 잘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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