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연대기 1편

by 이다래


나는 소음에 예민하다. 아빠가 그런 사람이었는데, 아빠가 잠들면 엄마는 나와 내 동생들에게 조용히 다니라고 늘 주의를 줬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아니면 유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예기치 않은 소음에 불편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거처를 옮길 때마다 주변 소음의 정도가 어떤지는 나에게 가장 큰 화두였다.


7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때가 생각이 난다. 정확히 이사한 지 3일째 되던 날이었다. 임신 초기였고, 한창 입덧을 하고 있어서 하루 종일 집에 머물러야만 했다. 아침부터 천장에서 쿵쿵 소리가 났다. 생에 처음 겪어보는 층간소음이었다. 소음은 저녁까지 계속됐다. 괴로워서 귀에 이어폰을 틀어막고 있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남편이 퇴근하고 오자마자 윗집에 한번 올라가 봐 달라고 부탁을 했다. 생각보다 금방 돌아온 남편이 말했다. 윗집 할머니가 거실에서 마늘을 빻고 있더라고. 조용히 해주십사 부탁드렸더니 바로 알겠다고 했단다. 그렇게 소음이 멈췄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다시 소음이 시작되었다. 참자, 참자를 속으로 계속 되뇌다 결국 위층에 올라갔다. 문이 열리자 할머니 한분이 나왔다. 조용히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이제껏 시끄럽다고 올라온 적이 없었는데 뭐가 문제냐는 거였다. 네네, 당연히 그랬겠죠. 저희가 이사 오기 전까지 우리 집은 6개월 넘게 비어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말들은 통하지 않았고, 할머니의 막무가내에 나도 언성이 높아졌다. 결국 “이웃끼리 서로 이해하고 살아야지!”라는 말에 두 손 두발 다 들고 내려와 버렸다. 소음은 더 이상 나지 않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이후로 한동안 괜찮았다. 어느 정도의 생활소음은 있었지만 감수할 만한 정도였다. 하지만 오다가다 윗집 할머니를 만나면 괜히 껄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유형의 층간소음이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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