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연예인은 좋겠다. 예쁜 복층집. 모던미드센추리?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란다. 게다가 숲뷰. 귀여운 고양이도 있다. 그 연예인은 손재주가 좋아서 2인용 테이블을 4인용 테이블로 만들고, 캣타워도 직접 설치한다. 산책을 나선다. 동네구경을 하며 여유롭게. 이런저런 필요한 걸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숲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즉석떡볶이를 끓여먹는다.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 표정이 실감 난다. 보는 내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내가 갖고 싶은 것. 내 공간. 깔끔한 집. 내 시간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풍경. 고요한 분위기.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적어도 당분간은 계속될 거라는 느낌. 하지만 어떤 기적이 일어나서 내가 저 연예인이 된다면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선뜻 답할 수 없다.
요즘은 TV 없이는 살 수 없을 지경이다. TV를 틀어놓은 채로 태블릿으로 유튜브를 보고 넷플릭스로 뭘 볼지를 고른다. 혼자 있을 땐, 씻거나 청소를 할 때도 TV를 틀어놓는다. 정적이 싫다. 아인이와 둘이서만 보내야 했던 며칠간의 여름방학이 지칠 때도 어김없이 TV를 틀었다. 나를 위로해주는 건 TV 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요즘은 너무 TV를 많이 봐서 더 이상 볼 것이 없을 지경이다. 채널을 두 바퀴를 돌리고 세 바퀴째 돌릴 때쯤. TV를 꺼버렸다. 보면 볼수록 공허한 기분.
혼자 자취할 때도 그랬다. 적막한 느낌이 싫어서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아무 예능이나 틀었다. 그러고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고 해야 할 일들을 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고 새벽녘에 불편한 느낌에 잠에서 깬다. 비몽사몽간에 안경을 벗고, 컴퓨터를 끄고 불을 끈다. 그렇게 다시 잠드는 기분. 별로 유쾌하진 않지만, 맑은 정신으로 있다가 보던 영상이 끝나면서 찾아오는 적막은 더 불쾌했다.
고요히 있고 싶지만 적막한 건 싫다. 때때로 고요가 찾아오는 건, 너무나도 볼륨이 작은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라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을 살피는 일은 적막한 채로 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어렵다. 그렇게 나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게 뭔지도 모르는 채로 또다시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