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생애 #4
안녕, 내 귀여운 조카들! :)
이번엔 마리아가 천사를 만난 이야기를 해보자. 사가랴와 같이 마리아도 천사를 통해 예수님을 갖게 되는 걸 듣게 돼. 예수님 생애의 시작점이 되는 이야기라 가장 유명한 이야기면서 정말 많은 화가들이 주제로 삼은 이야기이기도 하지. 이 이야기에 대한 성경구절을 먼저 볼까?
누가복음 1:26-38
26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들어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정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28 그에게 들어가 가로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찌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하시도다 하니
29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고 생각하매
30 천사가 일러 가로되 마리아여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느니라
31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2 저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을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위를 저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노릇 하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사내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35 천사가 대답하여 가로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바 거룩한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리라
36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수태하지 못한다 하던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37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하심이 없느니라
38 마리아가 가로되 주의 계집 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대한성서공회, 개역한글판)
성경구절을 보면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가 예수님을 갖게 될 것을 이야기해. 천사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놀라운데 남자를 가까이해본 적 없는 자신에게 아이를 갖게 될 거라 말하니 마리아는 정말 놀랐을 거야. 당시 결혼하지 않은 처녀가 임신을 한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인 데다 마리아는 요셉이라는 약혼자도 있는 상황이라 간음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 굉장히 무서웠을 것 같아. 하지만 사가랴와는 사뭇 다르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인 것을 믿고 순종하는 마리아의 담대함도 볼 수 있지.
이 이야기는 예수님 생애의 시작이면서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드러나는 것이기에 매우 중요하면서도 매력적인 주제라 많은 화가들이 그린 주제야. 이 주제를 그린 화가 중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으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가 있어.
이 그림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그림이야(고모가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가서 직접 찍었지~ㅎㅎ). 제목은 Annunciation야. annunciation의 뜻은 '발표'인데 명화의 제목으로 사용될 때는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잉태에 대해 말하는 특정한 주제에 대한 그림을 말해. 그래서 명화들을 보던 중에 제목이 'Annunciation'인 그림을 볼 경우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만나는 장면을 그린 거라고 생각하면 돼. 한국어로는 수태고지(受 받을 수 / 胎 아이 밸 태 / 告 고할 고 / 知 알 지)라고 하는데 한자의 뜻 그대로 아기를 가질 것을 알린다라는 뜻이야. 제목 외에도 이 주제를 그린 그림 속에는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요소들이 있어서 그 요소들을 찾는 것만으로도 이 주제를 그린 것을 알 수 있는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볼까?
성경 말씀을 보면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인사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걸 알 수 있지? 그림도 그와 같이 천사가 등장해 여인에게 인사하는 장면으로 그려졌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에서 마리아는 자리에 앉아 가브리엘의 인사를 받고 있는데 다른 그림들은 천사에게 같이 경배하거나 두려운 감정을 표현하는 등 화가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있어. (각 화가들마다 자신만의 표현을 한 이유를 찾아보는 것도 그림을 읽고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 ㅎㅎㅎ)
지난번 사가랴와 천사가 만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했었지? 성경 속 중요한 인물을 표현할 때 머리 위에 금색 원을 그려서 표현한다고. 일단 머리 위에 후광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성경 속 이야기를 표현한 거라고 생각하면 돼.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두 인물인 가브리엘과 마리아의 머리 위에 후광이 있는 걸 볼 수 있지?
여러 가지 수태고지 그림에 성경책이 그려져 있는데 마리아가 가브리엘을 만날 때 혼자서 성경을 묵상하고 있었다고 상상한 걸까라는 생각을 해봤어. 아니면 예수님을 임신하게 된 일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이루어진 일이라 성경책으로 표현한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어. 다른 그림들을 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빛이나 리본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거든.
이 주제의 그림들에는 꼭 백합이 그려져 있어. 가브리엘이 손에 들고 있거나, 화병에 꽂혀 있지. 백합은 마리아가 남자와 가까이 해본 적 없는 순결한 여인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돼.
이 정도 요소만 알아봐도 가브리엘과 마리아의 이야기인 것을 알 수 있는데 다른 그림들을 보면서 또 어떤 공통된 요소와 차이점이 있는지를 알아보자. 그림은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걸 볼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