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쉬어가는 법 3)
오늘도 점수 매기셨습니까.
출근 점수.
부모 점수.
배우자 점수.
몸매 점수.
인생 점수.
이제는 숨마저 점수입니다.
몇 점입니까.
합격입니까.
탈락입니까.
이쯤 되면 우리는
인생이 아니라
경연대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습니다.
회사에서도 평가,
집에서도 평가,
온라인에서도 평가.
좋아요의 숫자,
반응의 밀도,
사람들의 시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채점이 돌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쉬고 있어도 지칩니다.
몸은 소파에 있는데
마음은 무대 위에 서 있습니다.
조명은 좀처럼 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조명을 잠시 끄겠습니다.
오늘은 점수표를 접겠습니다.
오늘은 채점 대신 박수로 가겠습니다.
잘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완벽합니까.
아닙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도 도망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살아냈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늘
"잘해야 한다"는 말속에서 살았습니다.
잘 키워야 하고,
잘 벌어야 하고,
잘 보여야 하고,
잘 살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묻고 싶습니다.
그 기준은
도대체 누가 정한 것입니까.
남들보다 빠르면 성공이고,
남들보다 늦으면 실패입니까.
오늘 하루를 버티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우리는 너무 쉽게 잊습니다.
쉼은
누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쉼은
나를 깎지 않는 것입니다.
쉼은
나를 탈락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왜 이것밖에 못 했지" 대신
"그래도 여기까지 왔네"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 쉼입니다.
쉼은 멈추는 기술이 아니라,
나를 심판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비교는
우리 뇌의 습관입니다.
그러나
자책은 선택입니다.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나를 향한 끊임없는 채점입니다.
우리는 실패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탈락시킬 때 무너집니다.
오늘은
그 선택을 바꾸는 날로 하겠습니다.
점수 대신 박수.
평가 대신 응원.
채점 대신 선언.
늦었습니까.
괜찮습니다.
넘어졌습니까.
괜찮습니다.
남들보다 뒤입니까.
그래도 갑니다.
오늘은
기세로 갑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어깨는 폅니다.
결과가 없어도 발은 뗍니다.
박수는 먼저 칩니다.
내가 나에게.
우리는 너무 오래
남의 박수를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손뼉 칠 타이밍을 자주 놓쳤습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응원해도 됩니다.
오늘 하루를 살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이미 충분합니다.
오늘은
누군가를 이기지 않아도 되는 날입니다.
나를 탈락시키지 않는 날입니다.
점수표를 내려놓는 날입니다.
그리고 잠깐,
작가의 오늘을 덧붙여보겠습니다.
지난주와 이번 주,
제 차는 두 번의 사고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일을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치지 않았습니다.
약속에 늦지 않았습니다.
가해자가 아니었습니다.
일은 원만하게 처리되었습니다.
그래서 다행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하루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 나는 오늘도 괜찮다."
사실 달라진 것은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제 태도였습니다.
같은 일도 불운이 될 수 있고,
기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저는 요즘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제 기세가 살아 있다고 믿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저에게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저는 오늘
제 인생의 챔피언인 하루를 보냈습니다.
대단해서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살아냈기 때문입니다.
2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당신의 2월은 어땠습니까.
조금 지쳤습니까.
그래도 버텼습니까.
그렇다면
이미 잘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나에게 먼저 박수를 쳐주는 하루입니다.
박수는 결과가 아니라
태도에 주는 상입니다.
오늘 당신도
채점 대신 박수를 선택하는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오늘은 당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