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우물에서 사랑을 길어 올리는 그대에게

(마음을 쉬어가는 법 4)

by 희유

더 노력하면 좋아질 거라고

믿고 버텨온 관계가 있나요.


어떤 관계는

사랑이 부족해서 힘든 것이 아닙니다.





마른 우물에서

사랑을 길어 올리려 하지 마세요.


관계가 힘든 사람들 중에는

이미 메말랐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관계를 놓지 못한 채

오래 머무는 이들이 있습니다.


한때 물이 있었던 기억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리면,

조금만 더 이해하면,

다시 맑은 물이 고일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말뿐인 사람 곁에 머뭅니다.



어쩌면
당신은 그 우물을
불쌍히 여겼는지도 모릅니다.


한때는 분명
함께 웃었던 시간이 있고,
그 안에 쌓인 사연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떠나는 순간
그 모든 시간이 버려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내가 등을 돌리면
모든 책임이 내게 남는 것 같아서.


그래서
떠나는 대신
묵묵히 곁에 머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마른 우물을 지키는 일이
그 우물을 다시 채우지는 않습니다.


상대를 걱정하는 마음과
자신을 소모하는 선택은
같지 않습니다.


당신이 떠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메마른 이유가
당신 때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당신을 소모시키는 책임감은

사랑이 아니라 자기기만에 가깝습니다.




행동 대신 설명을 반복하는 사람,


상대의 감정보다
자신의 이미지가 더 중요한 사람.


상처 주는 말을
이기는 기술이라 착각하는 사람


그들은 대개

관계를 회복할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느라

관계를 돌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 관계 안에서


당신이

점점 더 애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오래 기다리고,

더 많이 설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마른 우물은

노력으로 물이 차오르지 않습니다.


어떤 관계는

사랑이 부족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회복 능력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반복됩니다.


사과하지 않는 방식,

책임지지 않고 도망치는 태도,

방어로 대화를 끝내는 습관이 그대로라면

관계는 반복될 뿐입니다.


관계는

한 사람의 애씀으로 버티지 않습니다.

서로의 균형 속에서만

숨을 쉽니다.




독이 밴 항아리가

아무리 닦여도


다시 음식을 담는 순간

또 상하게 만드는 것처럼


관계의 그릇이 변하지 않으면

그 안에 담기는 진심은

계속 같은 방식으로 오염됩니다.


그래서 어떤 관계에서는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더 멀어지는 것이

해답이 됩니다.


떠나는 일은

포기가 아니라

자기 보존입니다.




관계를 지키려다

자신을 잃는 순간,


이미 그 관계는

목적을 잃은 상태입니다.


악연에서 벗어나는 것은

상대를 벌주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살리는 일입니다.


마른 우물을 떠나

새로운 장소를 찾는 일.


그것은

도망이 아니라


건강한 물을 마시기 위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새로운 우물을 찾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너무 오래

혼자 관계를 살리려 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미

당신의 몫을

충분히 해왔습니다.


모든 관계가
노력으로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이
우리를 붙잡고 있을 뿐입니다.


지치고 있다면
이미 그 관계는
당신을 살리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오늘,


마른 우물 앞에서

멈추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은,


물을 건네는 우물인가요

아니면

이미 메마른 우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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