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도 좋다고 말해주는, 다정한 날
푸롱은 수요일을 좋아했다.
세상에서 제일 느린 요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월요일은 분주하고,
화요일은 아직도 먼 길 같지만,
수요일쯤 되면 세상도 조금은 지쳐서
조용히 숨을 고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푸롱은 오늘도 벤치에 앉았다.
가방도, 시계도, 계획표도 없이.
그냥 가만히 앉아서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바라봤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나뭇잎이 반짝였고,
길가의 새소리가 낮게 울렸다.
그때 루루가 뛰어왔다.
아니, 오늘은 뛰지 않았다.
느긋하게 걸어오며 말했다.
“푸롱아, 오늘은 나도 늦게 왔어.
근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
푸롱은 미소 지었다.
“그게 바로 수요일의 마법이야.”
루루는 옆에 앉아 고개를 기울였다.
“수요일엔 뭐 하는 날인데?”
“아무 일도 안 하는 날.”
푸롱은 하늘을 가리켰다.
“가끔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아야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거든.”
루루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느릿하게 움직이는 구름,
멀리서 빵 굽는 냄새,
푸롱의 느릿한 숨결이 다르게 느껴졌다.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느리게,
오늘보다 조금 더 편안하게.
햇살은 따뜻했고,
바람은 가볍게 지나갔다.
루루가 중얼거렸다.
“수요일은 이상하게, 쉬어가도 좋다고
속삭여주는 날 같아.”
푸롱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멈출 때 보이는 행복,
그게 바로 ‘느림의 미학’이지.”
그리고 둘은 나란히 눈을 감았다.
세상도 잠시 눈을 감은 듯 고요했다.
햇살은 부드럽게 두 친구의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바람도, 구름도, 그날만큼은 천천히 흘러갔다.
그리고 푸롱은 말했다.
"언젠가 어른이 되면, 오늘 같은 느림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