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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Sep 06. 2018

40. 『다섯째 아이』 - 도리스 레싱 - 민음사

읽은 기간: 2018.9.5

한 줄 댓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이를 예견한 도리스 레싱


도리스 레싱은 1919년에 이란에서 태어난 영국 작가다.

2007년에 노벨상을 받았고 2013년에 생을 마감했다.

대표작으로는 『황금 노트북』, 『마사의 퀘스트』가 있다.


<작품 내용>

조금은 독특한 두 남녀 데이비드와 해리엇이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그들의 독특함은 정상인 범주 안에 드는 독특함이다.

보수적이고 수줍음이 많다는 것이 독특할 수 있지만 정상인 범주 안에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철이 없다.

그들이 버는 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큰 집을 산다

큰 집을 산 이유는 행복 때문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은 아이를 많이 낳고, 큰 집에 가족들을 초대해 함께 파티를 하는 것이다.

부부는 아이를 8명이나 낳을 계획이다.

그들의 부모는 말린다.

집값도 해결 못해서 데이비드의 친부인 제임스가 해결해주는 마당에 아이를 8명이나 낳겠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데이비드의 친모는 아이들 교육비도 생각하라며 말린다.

그러나 부부는 아이들을 교육하려면 5, 6년이라는 시간이 있다며 철없는 소리를 할 뿐이다.


아이를 4명 낳을 때까지만 해도 문제는 없었다.

그들은 행복했다.

아이들도 많고, 집안은 시끌벅적하고, 명절마다 가족들이 집으로 와 일주일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내고 파티를 한다.


문제는 다섯째 아이 벤이 태어나면서부터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문제는 암시되어 왔다.

해리엇은 이번 임신이 앞서서 한 네 번의 임신과는 다름을 느낀다.

뱃속에서부터 아이는 해리엇을 괴롭게 한다.

해리엇은 뱃속 아이와 싸운다.

조용히 하지 않으면 약을 먹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다섯째 아이는 한 달이나 빠르게 태어났다.

몸무게는 11파운드(약 5kg)에 근육질이다.

아이를 묘사한 장면을 보면 호러 영화에서 좀비나 괴물을 묘사하는 것 같다.


아이는 짐승 같다.

잘 울지도 않을뿐더러 운다고 해도 그건 평범한 울음이 아니라 울부짖음으로 들린다.

아이는 힘이 세서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다른 아이들을 다치게 한다.

심지어 조금 커서는 개와 고양이를 목졸라 죽이기까지 한다.

다섯째 아이가 가져다주는 공포는 가정을 서서히 파괴한다.


가정을 지키는 것과 아이를 지키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엄마.

이 가정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는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작품 특징>

    1. 1988년에 이 작품이 나왔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에 대한 얘기라든가 산후우울증,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아이를 키워주는 부분을 묘사한 내용은 현재 우리나라에 대입해봐도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이다.


    2. 아이가 괴물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괴물은 아니다. 그런데도 무섭다. 아이의 생김새도 무섭지만, 하는 행동이 더 무섭다. 통제되지 않고 사람들과 조화되지 못하는 아이다. 이 작품을 보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생각났다.


    3. 등장인물이 많아서 헷갈린다. 가족 중심으로 몰려있어서 더 헷갈린다. 심지어 아이들도 많다. 등장인물 관계도를 하나 첨부한다.


<소개하고 싶은 구절>

물질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을 때 우리는 마치 심판을 받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항상 잘못된 생각이라고 판단하는 그런 믿음에 굳건히 매달리는 것 외에는 자신들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미미하고 부적절한 존재인 것처럼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느꼈다.    (17, 18p)
그녀는 자기 자궁에 웅크리고 있는 존재에게 소리 없이 말했다. 「너 이제 그만두지 않으면 난 또 한번 약을 먹을 거야」 태아는 그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것 같았다.    (58p)
벤은 아이들을 무시했고 그들의 접근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 애의 울음 – 아니 울부짖음이라고 해야 한다 – 에 루크는 「에잇, 닥쳐」라고 소리질렀는데 매정한 말을 해놓고는 자신이 울음을 터뜨렸다. 아기를 예뻐할 나이인 헬렌은 벤을 안으려고 했지만 벤은 너무 강했다.    (76p)
어느 날 아침 일찍 해리엇은 어쩐 일인지 재빨리 침대에서 나와 아기방으로 갔다. 거기서 그녀는 벤이 창문턱에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높은 곳이었다. (…) 일순간 그 애는 밖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해리엇은 생각했다. 하필이면 이때 내가 들어오다니∙∙∙∙∙∙. 그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충격을 받지도 않았다.    (81, 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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