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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Sep 13. 2018

중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어요

도서관에는 도서관 팸이라고 불리는 우리 교회 청년들이 있어요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

입행 시험 준비하는 청년

학교 공부하는 청년

얼마 전까지는 저도 도서관 팸이었어요

무려 5년 넘게요


주일마다 교회에서 보는 청년들이지만

이렇게 도서관에서 만나면 뭔가 색달라요


그런데 오늘은 마음이 아팠어요

도서관 팸 모두 지쳐 보였어요

얼마 전에 시험에 떨어져 아직 회복 중인 청년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공부가 잘 안 잡히는 청년

미래가 보이지 않아 불안하고 회의감에 빠져 우울해하는 청년


제가 하나님께 힘들다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계속 투정 부렸는데

조금 부끄러웠어요

사실 이 친구들을 보면서 조금 위로가 됐어요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돼서요


나이는 제가 가장 많아요

그렇지만 그 친구들한테

'너 아직 어려'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어리다고 고통이 덜한 것도 아니고

나이 먹는다고 그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란 걸 아니까요


꼰대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어떤 충고도 어떤 위로도 못해줬어요

안 하는 게 맞죠?

제가 뭐라고 그들을 위로해요

저도 앞가림을 못하는데요

사실 나중에 앞가림해도 충고는 안 할 거예요

그냥 묵묵히 기도해줄래요

자기 앞가림한다고 남들한테 쉽게 충고하면 그게 진짜 꼰대잖아요


그래도 한 가지는 입에서 계속 맴돌았어요

'하나님께 기도해라'

저는 기도하면서 확실히 평안을 누리고 있어요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지만요

그런데 이 말도 못 했어요

형식적이고 뻔한 위로가 될 거 같아서요

결국 오늘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는 게 참 어렵네요

엄두가 나질 않아요


하나님

그래서 오늘은 우리 청년들 위해서 중보기도할게요

우리 청년들 도와주세요

지금 겪는 고난 가운데 하나님 경험하게 해주세요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만이 완전한 위로가 되시고

하나님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완전한 기쁨을 주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세요

물론 저도요!


하나님 자녀들 지켜주세요

세상 일 때문에 무너지지 않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게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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