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 and R Apr 28. 2017

1.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 돌베개

★★★★☆

  기간: 2017.4.24~27

  한 줄 요약: 여러 국가관이 있지만, 결국 훌륭한 시민이 훌륭한 국가를 만든다.(훌륭한에 대한 정의는 직접 읽어보시길...)

  한 줄 댓글: 민주주의는 정치의 최선 추구가 아니라 최악 방지다.

  한 줄 평: 정치를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유시민 작가님의 말솜씨와 글솜씨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사실 나는 유시민 작가님의 말솜씨에 먼저 반한 사람이다. 썰전과 여러 강연, TV 프로그램에서 유 작가님의 말을 들어보면 작가님 본인의 생각과 철학을 논리적으로 잘 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기 실력은 글쓰기 실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유 작가님의 여러 책들을 읽는 중이다. 최순실 등의 국정 농단과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와 태극기 시위, 조기 대선 등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정치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아직 남아있다. 이것들을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 작가님만 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책은 2011년에 나온 책이다. 내가 읽은 것은 2017년에 재 출판한 개정 신판이다. 유 작가님은 두 가지 이유로 개정 신판을 냈다고 했다. 첫째, 본인의 직업이 정치인에서 작가로 바뀌었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으로 정치를 분석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둘째는 정치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유 작가님조차도 '이것이 국가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와 작가님이 개정 신판을 낸 이유가 같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세 장은 3가지 국가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1장은 국가주의 국가론. 2장은 자유주의 국가론. 3장은 마르크스주의(회의주의) 국가론을 다루고 있다. 나머지 6개의 장은 국가에 대한 의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것들 중에서 내가 감명받은 것 위주로 적어보려고 한다.


  <4장.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에서 민주주의 정치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여태껏 민주주의를 정치의 최선 추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 작가님은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 가장 훌륭한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여 많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과 강점은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또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마음껏 저지르지는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116p) 나는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최선의 추구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 작가님의 주장은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최악 방지에 더 특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동감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최악이 권력을 잡았을 때 견제함으로써 악을 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대로 최선이 권력을 잡아도 선한 일을 많이 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단점이지만, 이것은 민주주의 정치제도에서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6장. 혁명이냐 개량이냐>에서도 생각할 점이 많았다. 우선 혁명이란 유토피아적 공학 즉, 사회혁명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권력을 전복하고 새로운 권력을 수립하는 것(159p)이다. 예를 들어, 부르주아지가 주도한 프랑스대혁명, 레닌이 지도한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마오쩌둥이 이끈 중국 사회주의혁명(159p) 등이 있다. 개량점진적 공학을 말한다. 포퍼라는 철학자는 유토피아적 공학을 버리고 점진적 공학을 선택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 작가님은 이러한 포퍼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고 말한다. 유토피아적 공학점진적 공학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데 포퍼는 양자택일로 봤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혁명보다는 개량을 좋아한다. 따라서 개량을 먼저 시도한다. 하지만 개량이 불가능할 때 혁명을 하는 것이다. 개량이 가능한데 혁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유 작가님은 기원전 73년 스파르타쿠스의 혁명과 1894년 전봉준의 주도하에 일어난 갑오농민전쟁, 1789년 파리 시민들이 일으킨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 등을 볼 때 이들이 혁명 말고 선택할 수 있는 점진적 공학이 무엇이 있었을까?(179p)라는 질문을 하며 포퍼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더욱 견고히 했다.

  그러나 하이에크에 비하면 포퍼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이에크는 혁명뿐만 아니라 점진적 공학까지 반대했다. 하이에크의 주장은 이렇다. 혁명이나 개량을 통해서 국가가 어느 집단이 원하는 쪽으로 흘러간다면 결국 그 집단의 이념이 그 국가의 모든 것이 될 것이고 나머지 것들은 배척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혁명이나 개량을 하면 국가가 전체주의로 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이에크는 자유주의자다. 혁명과 개량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본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하이에크의 주장에는 심각한 모순이 있다. 자유라는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보고 자유가 사회 전체를 지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어떤 하나의 가치가 국가를 지배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본인은 자유가 국가를 지배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주장이든 극단적으로 치달으면 모순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유 작가님은 결과적으로 포퍼의 주장에 동의한다. 포퍼의 양자택일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가 점진적 개량에 힘써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나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다. 조선시대처럼 신분제가 견고한 사회가 아니다. 우리는 혁명이 아닌 개량을 통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촛불 시위를 통해 그것을 증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개량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개량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혁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되기 전에 개량에 힘써야 한다.


  이 외에도 유 작가님은 이 책에서 진보정치, 국가의 도덕적 이상, 도덕법, 애국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읽어보면 정치를 이해하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국가에 대한 유 작가님의 생각을 정리해보겠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혼자 힘으로 훌륭한 국가를 만들지는 못한다.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주권자인 시민들이다. 어떤 시민인가? 자신이 민주공화국 주권자라는 사실에 대해서 대통령이 된 것과 똑같은 무게의 자부심을 느끼는 시민이다. (생략) 그런 시민이라야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310p) 그렇다. 우리가 훌륭한 국가, 좋은 국가를 원한다면 먼저 훌륭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정치는 곧 삶으로 연결된다. 자신의 삶에는 관심이 있으면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올바르게 자신의 삶에 관심을 주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다.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아직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본인의 삶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분들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천 권 독서 프로젝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