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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May 11. 2018

31.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다산책방

★★★★

기간: 2018.4.10~12

한 줄 댓글: 내 예감은 틀렸다.


    1. 기억에 관한 작품이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기억은 온전할까? 온전한 기억도 있겠지만, 왜곡된 기억도 분명 있을 것이다.


    2. 이 작품의 핵심인 편지에 관한 기억은 왜곡 정도가 너무 심하다. 그 편지를 둘러싼 상황들에 대한 기억도 왜곡된 것이 너무 많다. 노년의 토니가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 이 작품의 전개 방식이기 때문에 토니의 기억 왜곡이 심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작품 전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왜곡된 기억이 하나하나 자리를 찾아가며 내용이 다시 안정을 찾지만, 마지막 반전은 충격이다.


    3. 작품을 읽는 내내 '안 좋은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말과 이 책 제목을 믿고 예상을 해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한 결말을 마주하게 됐다. 물론 어떤 독자는 맞췄을 수도 있다.


    4. 작품 중반에 편지에 대한 토니의 기억과 실제 편지 내용의 괴리를 통해 작품 전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러한 장치를 통해 독자들이 마지막 반전을 예상하지 못하도록 의도한 것이 아닐까. 제목에서 반전을 예고하고 있고, 또 예고된 반전은 예상보다 시시하게 끝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중간에 토니가 겪는 충격적인 편지 왜곡으로 인해 독자는 혼란을 겪는다. 그 혼란을 틈타 결말까지 단숨에 달리게 되고 결국 내 예상은 더 깊게, 더 심도 있게 나가지 못하고 뻔한 예상을 한 채로 결말을 마주한다. 당시에는 내 예상도 뻔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충격적인 결말이라 생각하고 예상한 것이지만 말이다.


    5. 인간은 불완전하다. 기억 또한 불완전하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기억이 불완전한 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내가 기억하는 문제의 상황과 상대가 기억하는 문제의 상황이 다를 때 갈등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6. 이럴 때 푸는 방법은 어느 쪽이든 최소한 한쪽에서 양보를 하는 것이다. 내 기억이 틀렸을 수 있음을 인정하거나 내가 오해했을 가능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풀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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