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번 콕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것이 잭콕(Jackcoke)이다. 마치 부모님들이 즐겨 먹던 옛날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지금의 내가 여전히 좋아하고 나의 다음 세대들 역시나 좋아할 거 같은 느낌의 불량식품을 맛보는 기분이다.
이렇듯 너무나 친근한 잭 다니엘(JackDaniel's)은 엄밀히 하자면 버번위스키가 아니라 테네시 위스키지만 버번으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보틀만 봐도 버번(bourbon)이 아닌 테네시(Tennessee)라는 단어가 쓰여있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아무튼 잭 다니엘은 가장 흔하게 보이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메리칸 위스키로 테네시 주에서 생산되는 스트레이트 위스키이다.2013년 독자적인 법이 제정됨으로써 테네시 위스키는 테네시 주에서 만들어야 하며, 오크에 숙성시키기 전 '링컨 카운티'라고 불리는 단풍나무 숯에 여과를 하는 작업이 추가되는데 이 점이 버번과의 다른 점으로이로 인해 버번에 비해 스파이시함은 적고 특유의 풍미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단, 벤자민 프리차드 위스키의 경우 이 링컨 카운티 작업이 없어도 테네시 위스키로 분류한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또한 주 차원에서 버번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받게 된다.
아무튼 내가 소개하고 싶은 것은 테네시도 잭 다니엘도 아닌 잭콕(Jackcoke)이다.특히나 맛있게 마셨던 한두 잔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아마 작년 즈음. 겨울의 막바지에 다다른 온도의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그런밤이었다. 그다지 집중이 되지 않는 텔레비전전원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하며 눈꺼풀이 좀 더 무거워지기를 기다리다가 무심코 핸드폰을본 것이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번개 소식에 오던 잠마저 달아났다.
우리의 경우 소위 술질을 통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진 경험도 한 번뿐인 데다 이도 정말 고민 끝에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사실이런 갑작스러운 만남에 너무나 소심한 편이지만이때의 초대는 사람에 대한 의구심 따위는 필요치 않은 데다가잭콕에 햄버거라니 이거야말로 치트키가 아닌가.참으로 우유부단한 히스 씨와 나는 그럼에도 1시간 정도를 고민했더랬다.
우리는 고민한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소풍을 가는 초등학생의 발걸음으로 참석했다. 이 시간에 잭콕과 햄버거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조용한 밤 골목을 은은히 비추는 노란 등불을 한 두 개지나쳐걷다 보면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신이 나는 그런 곳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설레는 마음으로 불투명한 문을 열고소심한 인사를 하며 의자에 앉았다.
잭 다니엘 한 병과 코카콜라 1.5L, 잭콕을 만들어 줄 우리의 밸런스 충. 여기에 수제 햄버거. 뭐가 더 필요할까.
처음 만났거나 몇 번 마주쳤던 이들도 있었지만 어색함은 잠시였다. 주제도 서두도 마무리도 없는 대화들이 오고 가는 그날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맛있는 잭콕이 더해져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나와 히스 씨는 그날의 맛을 종종 그리워하는데 맛이야 당연하겠지만 그 외의 모든 것들이 잊지 못할 그 시간을만들어 준 것이다.
다만 그날 저녁을 배불리 먹은 후라 햄버거를 다른 이에게 양보한 것이 후회된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지만 어떤 것이든 그렇듯 장소나 만드는 분의 정성. 그리고 마시는 장소에 따라 얼마든지 맛이 달라지는 칵테일이다.
우리의 경험처럼 지인들과 즐겁게 먹기 위해 무심한 듯 만든 잭콕도. 일부러 찾아온 손님을 위해 정성을 다해 내어 준 잭콕도 그 시간을 즐기기에 더없이 만족스럽고도 기억에 깊이 남은 한 잔이었다.
이 잔은 꽤 먼 거리에서 일부러 찾아온 우리에게 정성스럽게 내어준 어느 바텐더님의 한 수였다.
마지막으로 레몬을 얹어 주셨는데,
비터는 사용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리고 서비스로 주셨던 하리보 젤리가 정말 잘 어울렸는데,
개인적으로 위스키와 젤리의 궁합은 나빴던 적은 없었지만 잭콕과는 찰떡궁합이었다.
뭐 그리고 사진도 잘 나오고...
얼마 전에 여행을 다녀온 지인에게 부탁했던 잭콕.
잭다니엘과 코카콜라의 콜라보다. 실패 없는 콜라보!
물론 직접 만들어 먹는 게 맛이 좋겠지만 실외 등에서 먹기엔 최고가 아닐까.
1866년 미국 테네시주의 린치버그에 재스퍼 뉴튼 잭 다니엘(Jasper Newton Jack Daniel)이 설립한 양조장에서 처음 탄생했다. 잭 다니엘은 가문의 소유였던 노예 그린(Nathan Green, 이하 그린)으로부터 그의 고향인 서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설탕단풍 숯 여과 공정을 통해 위스키를 만드는 양조법을 배웠다고 한다. 1863년 노예해방 이후 다니엘은 댄 콜의 양조장을 인수하고, 이 그린을 자신의 양조장 증류 전문가로 고용한 것이 잭 다니엘스 기업의 시작이다. 다니엘과 그린의 동업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으며, 현재 잭 다니엘의 최고 증류 전문가는 그린의 고손녀인 버틀러(Victoria Eady Butler)이다. 일반적인 버번위스키와 제조방법에 차이가 있음에도 아메리칸 위스키라는 점 때문에 버번위스키로 불리는 경우가 있다. 위스키 제조에는 린치버그에 있는 동굴 속의 물을 사용하는데, 그 물에는 철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약 13℃)하고 있어 양질의 위스키를 제조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숙성 연도가 스카치위스키보다 짧기 때문에 아무래도 목 넘김이 비교적 거칠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주로 잭콕이라는 칵테일의 형태로 소비되며, 콜라 등의 음료수와 함께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
스탠다드형으로 잭 다니엘 올드 No.7, 고급형으로는 젠틀맨 잭, 싱글 배럴, 실버 셀렉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