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 천식이 무척 심했다. 기침도 심하고 숨이 자꾸 넘어가서 늘 응급실 대기 상태였다. 그를 고치기 위해 부모님께서는 백방으로 치료법을 찾아보셨다고 한다. 그 정성 덕분에 천식 증상은 사라졌고 나는 히말라야도 오를 정도로 건강해졌다. 그 뒤로 호흡기 질환에 대해 걱정 없이 살았는데 아이를 낳고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다.
첫째 아이가 2살 무렵 폐렴에 걸려 입원을 한 뒤로 천식이 생긴 것이다. 엑스레이 사진에 폐를 뒤덮은 하얀 부분이 가래라는 얘기를 듣고 나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천식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차가운 것도 먹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답답함이 떠올라 숨이 차오르는 것만 같았다. 결코 전해주고 싶지 않은 대물림이었다. 나는 어릴 적 나의 부모님처럼 여러 치료법들을 찾아다녔다.
그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회기역 경희대 입구에 있는 경희대 한방병원 소아과의 한약이었다. 당시 이진용 교수님이라고 아이들 비염, 아토피, 천식 등을 잘 치료하시는 분이 계셨다(3년간 연구 년이라고 하셨는데, 내년쯤 진료를 다시 보실 듯하다. 현재 진료 중이신 한의사 선생님께서도 좋으시다고 한다). 그 약이 잘 들어 1년에 한두 번 먹고 나면 확실히 감기도 잘 안 걸리고 한 해를 날 수 있었다.
마음을 어느 정도 놓았다 싶었는데, 미세먼지에 이어 코로나가 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아이는 종종 기침을 심하게 했다. 때때로 발작을 하듯 기침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은 기침이 너무 심해 응급실에 갈 채비를 하는데, 마침 함께 있던 친한 언니가 냉장고에 있는 무를 꺼내 갈더니 꿀에 재었다 그 물을 아이에게 마시게 했다.
놀랍게도 기침은 바로 잠잠해졌고, 아이의 혈색도 금세 돌아왔다. 언니는 아이의 등을 쓸어주며, 언니의 아이도 천식이 심해 오만 방법을 쓰던 중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을 찾은 거라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결국 치료제를 찾게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지난 주말, 수영을 하고 온 첫째가 밤에 자다가 기침을 하길래 오랜만에 무즙을 만들며, 비슷한 증상 앞에서 마음을 졸이고 있을 엄마들이 떠올라 그 방법을 정리해서 올려본다.
1. 무의 중간 하얀 부분을 1cm 정도 강판에 간다.
2. 꿀을 크게 한 숟가락 넣는다.
3. 간 무와 꿀이 잘 섞이게 잘 저어서 10-30분 정도 재어놓는다.
4. 건더기를 거른 즙을 마신다.
모든 상황이나 사람에게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의 아이들과 주변 아이들에게 효과는 만점이었다. 널리 잘 쓰이길 바란다. 무엇보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편안하게 숨을 쉬며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도한다. 마음껏 뛰고, 마음껏 웃으며 이 세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