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들은 무섭다. 무심코 스마트폰을 넘기다
'아직 5세인데, 한글은 모르나요?'
라는 문구의 광고를 보고, 나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첫번째로, 나와 가족의 개인정보기도 한 자녀의 나잇대가 노출되었다는 것이 그랬고, 두번째로 아이들이 몇 살에 무언가를 당연히 해야하며, 그렇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식의 물음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내가 아이의 한글 교육을 최대한 미루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의 학교 현장에서 너무 많은 학습에 지친 아이들을 만나왔다. 아직 지식을 받아들일 몸과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나는 학교를 나온 뒤 아이의 몸, 마음, 영혼의 균형있고 조화로운 성장을 강조하는 발도르프 교육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유네스코가 세계교육장관회의에서 선정한 '21세기의 교육모델'이기도 한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7세까지는 아이들의 모든 감각 기관과 신체가 자라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자유놀이 등을 하며 자신의 몸을 충분히 느껴보고, 사용하며 감각 기관과 몸을 조화롭게 발달시킨 아이들은 그 이후에 자신의 의지를 세워 인내심을 가지고 원하는 공부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첫째의 첫니가 빠져서 가족들이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는 이를 뽑고 나서의 마음을 즉흥시로 읊었다. 요즘 본격적으로 동화 쓰기 공부를 하는 아이의 아빠는 그를 놓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받아 적었다.
나는 이처럼 아이들을 키우며 가르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가르침이 되는 역설을 느낀다. Education이라는 영어 단어의 뜻이 '안에 있는 것을 끌어내다'라는 것인 것처럼, 밖에서 주입하지 않고, 이미 아이 안에 있는 것들을 찾아주고 싶다.
배운다는 것은 당신이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행한다는 것은 당신이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도 당신만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는 것이다.
당신은 배우는 자이며, 행하는 자이며, 가르치는 자이다.
- 리처드 버크
오래전부터 마음에 새기고 있는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글을 찾아 읽으며, 나의 아이들과 함께 서로 배우고, 행하고, 가르치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처럼 나를 매일 일깨워주는 아이들에게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