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은 때가 있다. 어두운 바닷가를 거닐 때면 마치 어머니 자궁 속 양수가 떠오른다. 훼손되지 않은 원시적인 자연 앞에 서면 원초적인 힘이 솟아난다. 거대하고도 위대한 자연은 내가 그저 모든 것의 일부였음을 깨닫게 한다. 경이로움 안에서 나를 내려놓고 큰 흐름 안에 나를 내맡길 때면 삐걱거리던 영혼이 다시 조율된다.
자연의 질서는 마치 교향곡처럼 조화롭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나는 마치 하나의 음표가 되어 노래를 하고, 바람결에 몸을 싣는 나뭇잎처럼 춤을 춘다.
*
오늘 오랜만에 서정록 선생님의 <잃어버린 지혜, 듣기>를 다시 읽으며 제이미 샘스가 썼다는아래의 구절들에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모든 인간이 듣는 첫 번째 소리는 두 개의 심장이 뛰는 소리다. ... 잃어버린 심장의 박동 소리는 어머니 대지에 귀를 기울이고 침묵할 때 다시 발견하게 된다. ... 그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편안함과 소속감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어머니 대지의 심장박동 소리는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준다.
*
지금 내 안 깊은 곳에서의 열망은 대지 어머니의 심장 소리를 찾고 또 듣는 일이다. 도심 속 공원에서 매일 어씽도 하고 있지만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대자연이 늘 그립다.
올 가을에는 지구 어머니의 품으로 더 자주 들어가고 싶다. 엄마에게 안긴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내맡기며, 따스한 온기를 가득 담아 세상에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