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공모전 '입선'의 기쁨

by 달리아


오랫동안 혼자서 글을 써왔다. 글을 쓴다는 건, 삶을 되새김질하는 것과 같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마음에 맺혔던 일들이 잘게 부서진다. 흐트러져있던 삶의 파편들은 활자 속에서 꿰여져 의미를 찾기도 한다.


어떤 글을 쓸 때에는 옷장이나 컴퓨터 폴더들을 정리할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글은 내게 그 자체로 치유의 여정이기도 했다.


글을 계속 쓰다 보니 일기 같은 글들을 넘어,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그것이 나의 시야와 세계와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작년부터 브런치스토리에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보다 전문적인 글쓰기를 위해 올 초부터는 어딘이 이끄는 댄비글방에서 합평을 이어가고 있고, 김슬기 작가님이 여시는 '언니들의 책 쓰기' 강의도 들었다.


합평을 하다 보면, 뜨개질을 하다 빠뜨린 코 같은 구멍들이 보였다. 그 구멍들을 채워가다 보면 글은 더 촘촘해졌다. 합평하는 이들의 마음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지워야 할 얼룩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상처조차 아름다운 무늬로 거듭나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글로 풀어내며 나누고자 하는 동지들을 만나 서로를 비추고, 나누는 시간이 큰 힘이 되었다.


글을 쓴다는 건 당장의 보상이 돌아오는 일이 아니기도 하고, 때때로 나의 글을 점검해 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손이 느슨해질 때면 보다 구체적인 목표지점을 정하고 도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느껴졌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신춘문예 공모도 내보고 몇 달에 한 번씩은 공모전 사이트에도 들어가 보았다. 그러다가 올여름에 우연히 대림성모병원에서 하는 핑크스토리 창작시 공모전을 보았다.


https://www.wevity.com/?c=find&gub=1&cidx=23

(영역별로 공모전을 볼 수 있는 사이트)

시 쓰는 것을 배우거나 한 적은 없지만, 유방암에 관련된 모든 주제라고 하니 왠지 끌림이 있었다. 어릴 적 엄마의 유방암 수술에 대한 기억과 엄마 가슴의 상처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를 쓰고 공모하며 내 안의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하고 넘어서는 내면의 작업을 거쳤다.


입상 발표 날짜가 2주 정도 미뤄질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응모되었다고 해서 별 기대를 안 했었는데, 오늘 발표자 명단에 내 이름과 시 제목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존경하는 나태주 시인님, 이해인 수녀님께서 심사위원이셨기에 더 기뻤다.

입선이 큰 상은 아니라 할지라도 나의 롤 모델과 같으신 두 분께서 내 글을 직접 읽으시고 뽑아주신 것에 벅찬 감동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계속해서 글을 쓰라고 격려를 해주시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입상이고, 계속 글을 써 나가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만 같은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나날이, 더 낮은 곳을 향해, 넓고, 깊이 흐르는 강과 같은 글을 쓸 수 있기를,

그 글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글에 대해 나와 비슷한 열망을 지닌 모든 분들의 여정도 진심으로 응원하며, 여러 공모전을 통해 글쓰기를 지속해갈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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