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별명 중 하나는 산타이다. 늘 커다란 보따리를 싸들고, 먹을 것이나 선물을 나눠주기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가르쳤던 아이들에게 무엇을 나눌지 몇 달을 고민하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태양계를 팔찌로 만들었다. 1년의 마지막 수업시간에, 15년이 넘게 써오던 낡은 루돌프 양말에 반짝이는 구슬들을 가득 채웠다.
"우리의 가슴은 이미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어서, 거리가 떨어져도 행성처럼 서로를 그리워하며 이어져 있을 거야. 선생님은 마치 항성인 태양처럼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빛과 온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니 행성처럼 삶을 여행하다 언제든 연락하고, 찾아오렴."
"와, 너무 예뻐요!" "평생 간직할게요!", "그리울 때마다 볼게요!"
아이들은 알록달록 빛나는 구슬들을 팔찌를 엮으며 행복하게 웃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얼굴에도 산타처럼 넉넉한 웃음이 지어진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이토록 행복한 일이라니! 무엇보다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큰 마음을 지닌 아이들과 함께라 이를 더 실감한다.
아이들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은 1년간 수업 장면을 담은 영상과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였다. 아이들에게 생태계에 대해 가르치며 우리가 얼마나 연결되었는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직접 작사한 노래에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만든 뮤직비디오였다. 아이들에게 더 잘 전달하고 싶어 여름부터 배웠던 것을 겨울방학을 목전에 두고 완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가르친다는 것이 곧 배운다는 것임을 다시금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