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숲
어제 내린 폭우로 동네의 계곡과 하천이 넘쳐흘렀다. 무섭게 불어나는 불에 도로가 잠기고, 1층 주차장에도 물이 차고, 낮은 지대의 집들과 상가에도 물이 차서, 학교와 어린이집에서 긴급 대피 문자까지 왔다. 긴장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빈 캔버스가 눈에 보이길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렸다.
나는 평소 김종학 작가님의 그림을 좋아해서 꽃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다가와 각자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렸다. 곤충을 좋아하는 둘째는 개미, 거미, 사마귀, 잠자리 등의 곤충과 달팽이를, 꽃과 나비와 새를 좋아하는 첫째는 캔버스의 빈자리에 그림을 채워 넣었다.
함께 그림을 그리다 보니, 우리만의 숲이자, 텃밭이자, 정원이 만들어졌다. 폭우에도 젖지 않는, 곤충들도 젖은 날개를 말려가며 쉴 수 있는 우리만의 아지트가 만들어졌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언제든 더 채워갈 수 있는, 진행형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림을 벽에 기대어두고 바라보다가 모두에게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픔과 고통이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어리고 여린 두 생명을 품어 키우는 엄마로, 이 땅의 뭍생명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날들이다.
날마다, 강물처럼 깊어지는 기도가 노래처럼 흘러 바다에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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