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 장의 편지를 썼다. 작년부터 가르쳤던 6학년 학생들 모두에게, 며칠에 걸쳐 편지를 썼다.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특징들을 떠올리며 사랑을 담으려고 했다. 꾹꾹 눌러쓴 손글씨에 엄지와 검지 사이 근육이 아파왔지만,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맑고, 예쁜 아이들의 얼굴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편지를 나눠주며,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두 팔을 벌려 꼭 안아주었다. 때론 엄마처럼 곁에 두고 잔소리도 하며 더 챙겨주고 싶은 아이들도 있어 차마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편지를 받아 들고서 수줍게 웃거나, 울음을 터트리며 안기던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웃고 또 울었다. 평생 간직한다며, 꼭 꿈을 이뤄 다시 만나자고 감사 편지를 써온 아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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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책을 내고 열었던 북토크에서 14년 전 6학년이었던 제자가 찾아왔다. 제자의 지갑 속에는 내가 써주었던 쪽지가 코팅이 되어 들어있었다. 힘들 때면 늘 꺼내봤다고 했다. 나의 작은 말이나 행동이 이처럼 누군가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교사라는 직업이 그래서 참 어렵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여전히 성장 중인 사람이라, 혹여 실수라도 할까 봐 무척 조심스럽다. 아이들은 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비추고, 흡수하기도 하기에, 교실 앞에 설 때면 긴장이 되기도, 떨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을 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가 진정 배워야 것들이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고 성장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며, 각자가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 우리 모두가 한 몸의 부분처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돌아보면 내가 했던 모든 수업의 학습 목표는, 결국, 사랑이었다. 사랑이 없는 지식과 삶은 의미와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은 나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진심과 사랑이 아이들의 삶에 따스한 빛처럼 스며들기를 소망한다. 이 마음이 때론 험난하기도, 고난하기도 한 삶의 여정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내가 만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서로 사랑하라'
성탄을 하루 앞둔 날, 새 계명을 기억하며, 산타의 선물처럼, 세상 모든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의 빛과 온기가 널리 잘 전해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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