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융털처럼 쓰다듬었던, 토요일
한때 사랑했던 너를 생각하는 일
얼굴도 몸도 선명히 떠오르지 않지만
넌, 손의 감각으로 남아 있어
나는 너의 손을 잡아본다
이 손. 오래된 화석을 만지는 느낌이야
가장 그리운 시대에 살았던
너의 손, 너의 손등, 너의 손가락, 너의 손톱
그 익숙한 촉감과 신기하고도 단단한 생명력이. 그래, 이 손
잘 지냈니. 넌 내게 안부를 물어
나는, 나는...
나는 너의 손을 잡아본다
그 옛날 그리운 시대로 돌아가 다시, 이 손을
너의 손, 너의 손등, 너의 손가락, 너의 손톱
화석 같은 너의 손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그랬었지. 이 손을 내가 그토록 사랑했었지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나는...
나는 너의 손을 놓아준다
잘 지내. 사랑했던 사람아
손을 흔들며
그렇게 태연히 수백 번 너의 손을 잡고 놓았던, 상처투성이 나의 손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