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뱃속에는 두 아기가 살고 있다. 엄마 배가 불러올수록 아기들은 움직인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면 불룩 몸을 내밀기도 한다. 그 느낌은 너무나 신기하다. '찬다'라기보단 뭔가가 롤링하는 느낌이랄까. 마치 뱃속에 동그란 행성 두 개가 돌고 있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보잘것없는 내가 커다란 우주가 된 것 같다.
몸을 동그랗게 웅크리고 탯줄을 단단히 고정시킨 채, 까만 공간을 둥실 둥실 떠다니는 두 아기를 상상한다. 잠을 자다가 기지개를 켜다가 하품을 하다가 손가락을 빨다가 입술을 오므리고 오옴 오옴. 그렇게 엄마에게 연결된 아기들은 아무 때가 없이 무구하겠지.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겠지.
마음이 벅차다. 셋이라는 존재가 온전히 '함께'라는 느낌이 이다지도 짙다니. 정말이지 경이로운 하루하루를 함께 사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