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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Jul 20. 2015

월요일의 횡단보도

5. 4. 3. 2. 1. 땡, 월요일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맞은 편에 뚱뚱한 남자애 두 명이 서 있었다. 둘 다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까. 새까맣게 탄 얼굴에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흔들거리는 폼이, 딱 봐도 개구쟁이 같았다. 늘어난 파란 민소매 티에 똥그란 안경을 쓴, 뚱뚱하지만 똘똘해 보이는 녀석이 신주머니를 빙빙 돌리면서 소리쳤다.


5. 4. 3. 2. 1. 땡.


동시에 신호등이 초록 불로 바뀌었다. 하늘색 반팔티를 입은 친구가 온몸을 흔들며 '우와아' 엄청난 리액션을 했다. 똥그란 안경을 쓴 녀석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봤지?"

"대박! 어떻게 알았어?"

"저쪽 신호등이 바뀌고 몇 초만 있으면 돼."


그리곤 녀석들은 우다다다 달려갔다. 굳이 그렇게 뛰어다녀야 하니?

난 녀석들이 너무 귀여워서,

'야, 그러니까 몇 초라고?' 붙잡아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5. 4. 3. 2. 1. !

오늘도 모두에게 해피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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