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이 노래를 부릅니다
비록 그들이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오늘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내 책을 읽어주었다. 언젠가 새벽에 친구와 주고받았던 메시지에 대해 썼던 ‘계속해, 우린 아티스트야’라는 글이었다.
뛰어나지 않아도 유명하지 않아도, 꾸준히 만든 것들을 모으면 나의 인생이 된다. 스물다섯이었나. 새벽에 글을 쓰다가 음악 하던 친구와 메시지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내가 밤새워 글을 쓴다고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그냥 나만 좋아서 하는 일 같아.” 친구가 말했다. “계속해, 우린 아티스트야. 내가 알고 네가 알아.”
아티스트란 말이 그처럼 가깝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젊은 우리 좀 멋지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밤, 우리는 주인공처럼 웃었다. 불 꺼진 세상에서 반짝.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에 무언가 만드는 아티스트들이 나는 좋다. 응원하고 싶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날 친구의 말처럼 “계속해”하고.
- 고수리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중에서
김창완 아저씨는 천천히 내 글을 읽어주었고 이어서 영화 <라라랜드> 미아의 노래 ‘Audition’이 흘러나왔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듣다가 생각지도 못한 선곡에 뭉클해져 버렸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에 지쳐 꿈을 포기했던 미아에게 다시 한번 오디션의 기회가 찾아온다. 심사위원들은 대본이 없는 즉석 연기를 주문한다. 미아, 당신의 이야기를 해보라며. 그리고 미아는 독백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한다. 이 노래에는 ‘The Fools Who Dream (꿈꾸는 바보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Here‘s to the ones who dream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이 노래를 부릅니다
Foolish, as they may seem
비록 그들이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가슴 아픈 이들을 위하여
Here‘s to the mess we make
망가져버린 것들을 위하여
“고수리의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중에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김창완 아저씨의 짤막한 멘트를 녹음해서 과거의 나에게로 전송하고 싶었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막막한 마음으로 글 쓰며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던 바보 같은 나에게. 미래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무작정 글을 쓰던 그 새벽에는, 훗날 내가 쓴 글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게 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계속하지 않았다면 영영 없던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은 무모하지만 인생은 알 수 없어서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러니 계속 꿈꿔도 된다. 그래도 된다. 라디오를 듣던 누군가도 나의 글을, 미아의 노래를 듣고서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만 좋아서 하는, 바보 같은 일일지라도.
계속해, 우린 아티스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