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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Apr 24. 2019

쓸데없이 야단스럽고 가벼운 일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마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마음은, 나는 이러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다고 젠체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것을 좋아한다면 함께 호들갑을 떨며 수다스러워지자고 초대하는 마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나는 유독 그런 마음이 큰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널리 널리 알리고 싶고, 누군가 함께 좋아하게 된다면 뿌듯해지고, 내가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면 벅차오른다. 더군다나 평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더욱.

어제는 헤어지기 싫어서 세 차례나 자리를 옮기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아주 열심히 이야기를 나눈 만남이 있었다. 책과 음악과 달콤한 것을 선물하고, 좋아하는 글과 작가들을 나누고, 앞으로 쓰고 싶은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이 너무 들뜨고 부풀어서 풍선이 된 기분이 들었다. 행복했다.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마음. 재밌는 건 이 마음에 동반하는 단어들인데, 뜻을 찾아보면 그렇게나 가벼울 수가 없다.


호들갑 : 경망스럽고 야단스러운 말이나 행동.

수다 : 쓸데없이 말이 많음. 또는 그런 말.


경망스럽고 야단스럽고 쓸데없이 가벼운 이 일을, 나는 더 자주 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들을 주섬주섬 꺼내들고 호들갑을 떨며. 수다를 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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