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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May 30. 2019

여행자들과의 만남

여행에서 남는 건, 사람의 풍경이었다

서울 YWCA <쉼표 여행학교> 여행자들과의 만남. 여행의 기억을 글로 쓰는 법을 강연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딘가로 떠났고, 낯선 곳을 걸었고, 누군가를 만났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사연마다 흥미롭고 소소한 감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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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팔순을 맞이해 배우자 자녀들 다 떼어놓고 오롯이 사 남매가 함께 떠난 여행에서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밤, 질문을 품고 떠나 34일간 600km 순례자 길을 걸으며 답을 찾았던 젊은 날, "내 생애 마지막 여행이 될 테니 다들 어떻게든 오라"던 아버지 말에 휴직까지 하고 떠난 가족여행에서 늙고 약해진 부모님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팠던 순간들, 예순이 넘어서야 훌쩍 떠날 용기가 생겨 낯선 곳에 한 달 살기를 실천하는 생활 여행자 할머니, 결혼할 때 맞춘 예복으로 매년 여행을 떠나 결혼식 하듯 예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6년 차 부부. 그리고 나도 4년 전 그렸던 여행 드로잉과 꼴라주를 소개하며 여행의 기억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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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남는 건, 여행지의 풍경이 아니라 사람의 풍경이었다. 그것들을 나누면서 우리는 부쩍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떠났다가 돌아온 사람들의 얼굴은 어쩐지 좀 너그러운 것도 같고. 그래서일까.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볼 때마다 열심히 고갤 끄덕이고 미소 짓게 되는, 그런 다정한 밤이었다.


5월 23일 <쉼표 여행학교> 여행자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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