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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Jul 04. 2019

나에게 지어주는 집밥

어떤 날엔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걸

요 며칠 먹은 것들을 떠올려보았다. 하루 커피 네 잔, 과자나 빵조각, 한 끼 밥을 먹었는데 그마저도 배달음식이었다. 문득 이런 식습관에 둔감해진 내가 끔찍해졌다. 걱정되었다.

나가서 작업하려다 말고 오늘은 밥을 지어먹었다. 아무리 간단한 집밥도 시간과 품이 든다. 재료를 사고 다듬고 짓고 데치고 무치고 볶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쌓인 설거지도 해내야 한다. 그게 너무나 귀찮고 번거로워서. 어차피 혼자 먹을 거니까. 바쁘기도 하고. 그래서 인스턴트 음식과 카페인으로 끼니를 때웠다.

너무 별거 없고 예쁘지도 않아서 부끄럽지만. 혼자 이 밥상을 차리고 먹고 치우는 데만 오전이 훌쩍 다 가버렸다. 그래도 맛있었다. 든든했다. 어떤 날에는 스스로에게 지어주는 집밥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걸. 오늘 나에게 알려주었다. 모두들 굶지 말고 대충 때우지 말고, 맛있는 점심 먹었으면 좋겠다.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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