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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Jun 24. 2019

나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든다

하루를 충분히 보내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한다. 집안을 환기시키고 청소는 미루지 않는다. 음식은 적당히 천천히 먹는다. 되도록이면 걷는다. 맑거나 궂거나 그날의 날씨를 느끼며 걷는다. 작업은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얻으려 욕심내지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할 때는 아이들에게만 집중한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둔다. 집안일은 틈틈이 몸을 움직여 해내고 너무 늦지 않게 잔다.

사실 이런 생활은 글쓰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아직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이젠 스스로를 쥐어짜며 일하는 걸 감당할 수가 없다. 나는 인정과 성취 욕구가 강한 사람. 그러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조급하거나 압박감을 느낄 때마다 자주 화내고 아프고 별로인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것도 알아버렸다. 나는 훌륭한 사람 말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 말고 나에게, 나의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그래서 포기할 것들은 과감히 버리려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든다. 그동안 나에게 주어진 시간. 내가 유일하게 지킬 수 있는 것, 누릴 수 있는 것,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하루라는 걸 깨닫는다. 하루를 소진하고 싶지 않다. 음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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