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가르치고 사랑하는 고수리 작가의 인터뷰들
경험이 곧 책이 되는 에세이를 만듭니다. 첫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유려한 문장을 쓰는 사람의 책상 앞의 사유보다, 남들이 겪어보지 못한 책상 밖의 경험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거예요. 심오한 문장보다 기본을 지키는 문장이면 충분해요. 일단은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글감과 메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과도 비슷하지요.
에세이는 내 삶의 의미화 작업, 에세이스트는 내 이름으로 글 쓰는 지면이 있는 작가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반드시 공개적으로 쓰라고 말하고 싶어요. 특히 지금 시대는 SNS도 개방되어 있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내 글을 실을 지면을 내가 만들고 홍보할 수 있는 시대죠. 브런치, 인스타그램도 될 수도 있고요. 블로그도 되고요. 기본적으로 유튜브도 방송을 만드는 일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방송의 기본은 구성과 대본인데 글쓰기 능력이 있으면 어떻게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계가 가능하죠.
글쓰기 능력이라는 게 비단 에세이를 쓰겠다, 소설을 쓰겠다 해서 문학 쪽만 생각할 게 아니라 조금 더 열어놓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요즘에는 민들레 홀씨를 부는 것처럼 어디로 갈지 몰라요. 그러니까 공개된 곳에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준비를 하세요. 꼭 작가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 고수리
천천히 그러나 확실한 걸음으로 오래 쓰고 싶어요. 글쓰기는 삶을 언어로 꺼내 쓰는 일이에요. 작가가 살아가는 대로 쓰게 되죠. 그래서 더욱 글쓰기에만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해요. 건강한 몸과 마음, 현실의 일상, 그리고 글 쓰는 일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며 나만의 안전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시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얼굴을 바꿔놓듯이 습관은 인생의 얼굴을 점차적으로 바꿔놓는다.'고 말했어요. 10년 뒤에는 제 인생의 얼굴이 다정하고도 단단하기를 바라요. - 고수리
[나의 메시지를 받았나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품고 있는 능력, 태도, 마음 같은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면서 돌아오는 에너지로 내면을 다시 풍성하게 채운다. 요즘, 직접 만난 적 없는 이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아침을 여는 고수리 작가도 받기보다는 내어주는 쪽이다. 그녀의 단단하고 다정한 메시지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 사연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 그리고 모든 엄마들을 향해 있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비로소 자기를 온전히 받아들인 그 날부터 그녀는 사랑이라는 단어 없이도 사랑한다고 말할 줄 알게 되었다.
[wee 리추얼 글감 카드]
wee 리추얼 글감 카드는 고수리 작가가 《wee》에 1년간 연재한 ' '엄마들의 글쓰기 수업'을 토대로 구성되었습니다. '엄마들의 글쓰기 수업'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글쓰기 안내자이기도 한 작가의 에세이와 글쓰기 가이드가 담겨 있어요. 작가는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은 엄마들에게 글쓰기가 탁월한 도구라고 말합니다. 글쓰기와 리추얼이 직접적인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나를 쓰기', '나의 하루 쓰기', '아이와의 기록 쓰기' 세 가지 주제로 글감 카드를 만들었으니, 언제든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