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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Apr 01. 2022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

띵시리즈 만우절 특별판 앤솔로지 출간

고수리입니다! 거짓말처럼 재밌는 책이 나왔습니다. 띵시리즈 작가 22인의 싫어하는띵 만우절 특별판 앤솔로지.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



저는 민트초코 싫어! '단호하게, 유감입니다'라는 글을 썼어요. 초콜릿을 너무 좋아해서 민트초콜릿을 너무 싫어합니다. 저의 매우 순수하고 강직한 초코 사랑과, 매우 복잡하고 세세한 민트초코 유감의 이야기를 읽어보실 수 있어요. 힙하지 않다고 핍박받던 반민초들 어서 나오세요. 제가 요목조목 다 써놨다고요.


도로로. 나는 민트초코의 맛이 싫다. 민트에는 묵직하고 진한 초코의 농도가 완전 안 어울린다. 초코는 입을 꼬옥 다물고 혼자서 음미하는 허밍 같은 맛이다. 반면 민트는 입술을 오므려 바람을 만들어 부는 휘파람 같은 맛. 휘파람 같은 민트에는 가볍고 옅고 투명한 농도의 것들이 어울린다. 이를테면 민트사탕, 민트껌, 민트티 같은 것들. 묵직하고 진한 농도와 여운을 나 홀로 허밍하듯 음미하는 초콜릿에, 휘파람 같은 민트라니. 휘유우우, 경솔한 맛에 바람이 샌다.

- 고수리 '단호하게, 유감입니다' 중에서



한편, 이 글은 거짓말 아니고 새벽에 술 먹고 쓴 글입니다. 싫어하는 걸 쓰자니 너무 안 풀려서 아몰랑 마시고 알딸딸 취해서 단숨에 썼습니다. 그랬더니 편집자의 극찬 피드백을 받았고, 작가인생 몰까 여태까지 얼떨떨하더라는...


맥주 반 잔에 픽 쓰러져 잠드는 작가가 알고 보니 취중창작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에피소드를 전하며. 모쪼록 재밌게 읽어주세요 :)


22인 22색 싫어하는 음식에 관한 에세이. 여러분은 어떤 음식을 싫어하나요? 똑같이 싫어하는띵을 발견할 때마다 거짓말처럼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싫어하는 걸 발견하면 단호하게 말하기를.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



모두들 해피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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