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 하루는 어땠어? 밥은 잘 챙겨 먹었어? 힘든 일은 없었는지, 또 기쁜 일은 없었는지. 그래서 넌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았는지 궁금해.
나는 요 며칠 아무것도 쓰지 않았어. 바쁜 마감들을 마치고 당분간은 아무것도 쓰지 말아야지 다짐했거든. 오늘은 카페에서 게으르게 소설만 읽었어. 동네에는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 있어. 때마다 화병에 꽃을 바꿔주고, 선반마다 빈티지 오브제를 수집하고, 주인이 고심해 고른 플레이리스트가 바뀌는 작은 카페야.
“카운터에 있던 화분이 사라졌네요?”
커피를 주문하다가 평소답지 않게 주인에게 말을 걸어봤어. 그러자 주인이 알아봐 줘서 기쁘단 듯이 웃더라. “심심할까 봐, 저리로 옮겨줬어요.”라면서. 화분은 벽면 가장 높은 선반에서 바람을 쐬듯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기분이 좋아 보여요.” 나도 웃었어. 화분은 정말로 기분 좋은 듯 이파리가 푸르고 생생해 보였거든.
“매일 조금씩 다르게 옮기고 만져줘요. 오늘 저기 강아지 앞에다간 공을 놔줬어요.”
주인의 말에 돌아보니 화분 아래 강아지 조형물 앞에 정말로 작은 공이 놓여 있었어. 아 귀엽다. 너무 귀여웠어. 카페에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조형물들도, 살아있는 강아지를 얼르듯 작은 공을 놓아둔 손길도, 작은 것들을 매일 조금씩 옮기고 만져주는 애정도. “너무 귀여워요!” 내가 감탄하자 주인은 수줍게 기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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