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나는 아파도 너무 아팠다. 자도 자도 자고 싶고 몸은 으스러질 듯 아팠고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독감주사 안 맞다 된통 걸렸다. 미련스럽다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또 한편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 됐다.
호준이에게 저녁밥을 해달라고 말하고, 평소에 가르쳐준 밥하는 소리 반찬 꺼내는 소리가 들린다. 아픈 몸일진대 두 아이의 목소리에 귀는 쫑긋하게 된다.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나를 위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밥은 소화 잘 되라고 진밥을 했구나. 엄마 좋아하는 계란찜 너무 먹음직스러운데 김치랑 미역 줄거리까지 꺼내 놓았네. 이렇게 아프다고 밥상 차려주는 아이들이 또 있을까? 두 팔로 두 아이들을 꼭 안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