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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북스 김희영 Nov 27. 2022

숫자 천재 5살 아들 자랑합니다!

도치맘의 자식 자랑 타임입니다. 이해해주세요^^

으누는 숫자를 좋아한다. 아니, 좀 더 자랑을 보태자면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서 특출 나다. 5살인 현재 3개 국어로 숫자 세기를 하고, 덧셈과 뺄셈을 스스로 익힌다. 4살부터 구구단도 외웠다.



5살이지만 기관에 다니지도 않고, 학습이라고 할 만한 것이라고는 일절 시키지 않는다. 그저 하루 종일 신나게 노는 것이 으누의 일과다. 대신 집에 책을 차고 넘치게 쌓아놨다. 낮에 신나게 놀며 에너지를 빼고 밤에는 책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간다.



우리 부부는 절대 아이에게 책을 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앉아서 뭘 가르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으누의 호기심대로 배워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16년 차 학원강사인 나의 유일한 교육법이다.





우리 으누는 숫자에 관심이 지대하다. 



작년에는 1~100은 물론, 천 만 억 조 단위까지 스스로 익혔다. 계산기를 가져와 숫자를 계속 누르고는 어떻게 읽는 건지 묻더니 스스로 배웠다. 0이 4개면 만(10000), 0이 8개면 억 (100000000), 0이 12개면 조(1000000000000)를 깨우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을 4살 아이가 터득 하다니!



그뿐이 아니라 숫자를 영어로 배우기 시작하더니 이 또한 스스로 익혔다. 20 (투웨니)와 5 (파이브)를 합치면 25 (투웨니 파이브)가 된다는 것을 깨우치더니 곧장 1~100까지 영어로 읽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1000까지도...^^



여기까지가 작년 4살 때의 이야기다. 여기까지만 해도 엄마는 놀랍기만 한데, 올해는 무려 중국어에도 관심을 갖는다. 



5살이 된 으누는 1~10까지 중국어로 읽는 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배우더니, 열흘만에 100까지 중국어로 읽었다. 정말 놀랍고 신기할 지경이다. 역시 중국어로 천과 만도 알려달라고 해서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찾아서 알려줬더니, 자유자재로 숫자를 조합해서 말을 한다.



"엄마 여기 얼빠이(200)이 있어요."

"엄마 1256은 중국어로 뭐예요?"

쉴 새 없이 질문을 하는 으누 덕분에 나도 중국어 공부 중이다.



그뿐 아니라 3과 3을 합치면 6, 300과 300을 합치면 600이라고 본인 스스로 문제를 내고 맞히기 놀이를 한다. 이 역시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제발 그만하라고, 아직 네가 배울 때가 아니니 나중에 배우자고 해도 아이의 열정은 멈추지 않는다. 그다음 단계에 대한 호기심과 몰입이 지대하다.





여기서, 나의 고민은 시작된다. 



나의 교육관은 미취학 영유아기 때는 '무학습'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한글도, 숫자도 가르치지 않고 있었다. 6살에도 기관에 보낼지 결정을 안 한 만큼 홈스쿨을 넘어 '언스쿨'을 준비하고 있었다.



홈스쿨이 집에서 어느 정도의 학습을 시켜 교육과정을 따라가는 것이라면, '언스쿨'은 아예 학습을 배제하고 아이의 호기심에 따라 배우는 것을 말한다. 낮에는 제주의 자연에서 실컷 뛰어놀고, 밤에는 좋아하는 책을 실컷 보며 자유롭게 키우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하지만 이런 나의 방임적인 교육관이 아이의 호기심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숫자를 이렇게 좋아하는 아이라면 그것을 더 채워줘야 할까? 3개 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한참 하다 보면 끝이 없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아이에 대한 욕심도 생긴다. 더 똑똑한 아이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나도 모르게 들곤 한다. 그 생각을 깨닫는 순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똑똑한 아이가 아닌, 행복한 아이로 키우자!'

지금처럼 아이의 호기심에 따라 영어든, 중국어든, 산수든! 내가 커버할 수 있을 때까지는 열심히 해주자! 



아이의 질문에 엄마도 모른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같이 배우는 자세를 알려주자. 배움은 즐거운 것이고, 어른인 엄마도 끝없이 배운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그렇게 스스로 배우는 아이, 배움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나의 교육관이 흔들릴 때마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지'를 떠올려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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