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기장을 들춰보는 일
딱 일 년 전. 일 년 전의 일기장을 들춰보았어. 진짜, 이게 내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르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과거의 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
내가 변한 걸까, 상황이 변한 걸까. 아니면 모든 것이 변해온 걸까.
결국 과거의 나는 타인이구나. 넓이도, 깊이도. 끝없이 일렁이며 변하는 것이 나의 모습이구나.
그렇다면 지금의 우울한 나의 모습도 영원히 고정된 것은 아니겠구나.
이상하게 위안이 되는 날이야.
우울한 날들도, 행복했던 날들도 언젠가는 변한다는 사실이.
지금껏 그 변화가 아리도록 두렵기만 했는데, 오늘 밤에는 사붓이 위로가 되어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