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밍 Jul 17. 2018

자랑이 될 수 없는 슬픔


박준,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어제는 죽을 만큼 행복했지만, 오늘은 죽을 만큼 죽고 싶어


내가 가질 수 없는 행복이 눈 앞에서 걸어가는 게 처음으로 부러워졌어

지금까지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엄마 아빠와 나란히 걸었던 기억이라는 게, 나한테는 없는데

누군가의 저녁에는 당연한 행복이라는 사실이 부러워서

분하고 아팠어


나도 아빠의 팔짱을 끼고, 맞잡은 손을 한 바퀴 휙 돌려보고 싶어

가질 수 없어서,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 행복이 어떤 기분인지도 차마 알 수가 없어서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감정이 어떤 모양인지조차 모르겠다는 게 속상해


영원히 매워지지 않을 어떤 구멍

커다란 결핍의 구멍이 있는 것 같아

무한히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처럼

계속해서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는 기분이야

이런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변하는 모든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