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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코치 Jan 29. 2022

6. 라이프코치라는 직업을 발견하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4년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죽지 않고 일단 사는 것'이 인생 목표였던 나에게 커리어라는 게 중요 할리 없었고 내 인생에 커리어가 존재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시작한 직장생활도 그저 하루를 살기 위해 했다. 그러나 주어진 일을 잘하기 위해 나름의 공부는 계속 했던 것이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겠다. 그렇게 계속 업무능력을 길러나가며 잊고 지내던 '커리어'의 개념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4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커리어라고 부를 게 없던 나의 경력에 좌절했다.


이도 저도 아닌 커리어를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었다. 경력을 정리해보니 업무 분야와 업무의 가짓수가 많아 이력서는 길어지는데 전문성이 없었다. 지인 중 외국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커리어코치를 활발히 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고민을 털어놨다.


 "네가 봐도 내 커리어에 문제 있지? 나도 커리어코칭좀 해주라."


이렇게 말하면서도 어떤 커리어코치도 나를 코칭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31살부터 시작한 작은 회사에서의 경영지원 경력, 2년은 정부과제, 1년은 회계자금, 1년은 인사담당. 그야말로 경영지원이 할 수 있는 건 조금씩은 다 해본 상황. 제너럴리스트이나 스페셜리스트로 좁혀가기엔 나이도 적지 않고 잘하는 분야도 없었다.


"커리어코칭이 아니라 라이프코칭을 받아보는 건 어때?"


커리어 방향성을 모르겠어 막막함을 털어놓는 나에게 라이프코칭을 받아보라고 제안해주었다. 그때 라이프코치를 검색해보며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이고 라이프코칭을 받으면 내게 어떤 도움이 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지인의 제안을 뒤로하고 링크드인에서 마음이 끌리는 분에게 연락해 커리어 상담을 받았다. 그분은 애매한 경력에 흩어진 점들을 선으로 모아 면으로 만들어 전문성을 만들고 늦은 만큼 배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후 그 당시 다니던 회사에선 계속해서 이상태일 것 같아 이직을 했고, 이직 후 점을 선에서 면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며 전문성을 조금씩 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저것 할 때보다 업무 만족도가 낮아져 불만이 쌓여갔다.








퇴근 후 시간은 나를 알아가는 활동에 집중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던 중 '프립'에서 라이프코치를 발견했다. 그제야 지인이 제안했던 라이프코칭을 받아볼까?라는 마음이 들어 한 세션을 받아보았다. 그 당시 이직 후 업무실수가 너무 과해서 힘들어하던 상황이라 이 상황에 대한 코칭을 받았다. 코치님의 질문에 나름 깊게 생각하며 답변을 해나갔다. 세션이 끝날 무렵 '내가 나를 믿지 않아서.'라는 이 내 입에서 나왔다.


코칭이 끝날 당시 '나를 믿지 않는다.'는 엄청난 것을 발견한 것에 상당히 놀랐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니 계속 일이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코칭 과정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는지 엄청난 발견을 했음에도 라이프코치에 대한 느낌이 시큰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코치는 상담사처럼 나의 상태를 점검하고 솔루션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실수를 하거나 힘들어할 때마다 '나를 믿어야지.'라고 계속 생각했다. 라이프코칭을 통해 발견한 것을 계속적으로 인식하며 살아가니 신기하게도 점점 삶의 문제들이 개선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정도 되니 나중에 라이프코칭을 한 번 더 받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를 알아가는 활동에 열중하며 틈틈이 새로운 직업을 찾고 체험하는 시간을 보낸 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가장 하고 싶은 직업은 심리상담사였지만 수련기간과 비용에 선뜻 선택하지 못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우연하게 라이프코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내가 받았던 라이프코칭의 경험이 떠올라 그 직업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코칭은 '고객이 코치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코치는 모든 사람이 잠재력이 있다는 믿음으로 고객의 목표를 위해 도움을 주는 수평적 파트너로서 일방적 조언을 배제하고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가이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모습을 목표로 정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코칭 스킬을 사용하여 대화를 나눈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내가 원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컨설팅은 컨설턴트의 경험을 통해 고객에게 답을 주는 것이라면 코칭은 고객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나의 인생을 돌아보니 실제로 남이 알려주는 방법대로 해보면 오래 유지 못했었다. 그런데 라이프코칭을 받고 나서 코치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고 지금까지 '나를 믿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인식하고 계속해서 고쳐나가고 있었다. 스스로 답을 찾았으니 그 답을 받아들이는 것도 훨씬 쉬웠다. 한 번의 코칭 경험이 적어도 나에겐 상당히 도움되었다.


또한 사람끼리 서로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에 넌더리가 났다. '너는 이런 사람이잖아.'라며 타인이 나를 판단하는 것은 나를 알아가는 것에 도움은 되지만 늘 기분이 별로였다. 나 또한 적잖이 사람을 판단하곤 했는데 이 때문에 그 사람을 온전히 존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판단하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실천 이었다.


회사에서 인사권자(팀장, 임원 등)는 채용, 승진, 연봉 인상 시에 사람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나는 최근 들어 이런 구조가 너무 싫었다. 사람을 온전히 존중하고 싶은데 실력과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다. 특히 내가 누굴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 건 더 싫었다. 그래서 코칭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러한 세상을 계속적으로 찾아왔던 것 같다.






라이프코치가 내가 원하는 일의 조건 7가지(일 보다는 사람 중심, 일에 진심이기를 바라는 점,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싶은 점, 지나치게 시간에 쫓기지 않는 일, 먹고살 수 있는 수익 구조, 성장가능성, 현실적인 부분)어느정도 맞는지 점검해보고 과연 내가 업으로 삼을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계속적으로 라이프코치에 대해 알아가며 시작해도 되는 일인지 정리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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