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문득 집 앞을 지나다니며 가끔씩 나에게 곁을 내어주던 고양이가 떠올랐다.
마음 같아선 간식하나 들고나가 동네를 뒤져 고양이를 찾아 먹이고 싶은데,
추운 바람에 몸을 사린다.
어릴 적 나는 이런 생각이 들면 일단 움직였던 것 같은데
움직이는 것보다 몸을 사리는 쪽을 선택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움직이지도 않을 거면서 고양이 걱정은 왜 하는 걸까.
마음이라도 착한 척을 하는 위선을 부리는 걸까.
언제쯤이면 나 하나 챙기는 게 버겁지 않게 될까.
추운 날, 밖에서 웅크리며 추위를 버텨낼 고양이들이 걱정되는 밤이다.
다시 예전처럼 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보다 누군가를 위한 사랑을 내어줄 수 있는 날이 돌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