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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코치 Jan 02. 2022

파스타가 라면만큼 쉽다고요?



초간단 파스타 만들기! 라면만큼 쉬워요



"정말...?"


의심스러운 블로그 제목에 들어가서 포스팅을 보고 있으면 라면만큼은 쉽지 않은 과정에 '낚였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파스타 소스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면 간단한 요리라는 건 인정하지만 라면을 끓이는 것보단 쉽진 않다.


개인 취향의 부수적인 절차 생략하고 아주 간단하게 파스타를 만든다면


1. 스파게티면을 취향에 따라 7~10분 정도 삶는다.

2. 삶아진 면을 채반을 이용해 물을 빼주고

3. 팬에 시중 소스와 삶아진 면을 비비듯이 잠깐 볶아주면!


먹을 수 있는 파스타 상태가 된다. 여기까진 비빔라면이랑 절차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야 할까? 쉽다. 근데 이렇게 주관 싹 뺀 레시피를 포스팅 하면 사람들 이목을 끌 수 없으니 아무도 안올린다. 진짜 간단한 레시피 찾는 건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블로그 레시피가 복잡해지는 건 그럴듯한 포스팅을 해야하는 것에 영향이 있을지도. 공들이고 예뻐지는 요리는 맛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간단한'건 아니니까.




어쨌든 나도 요리에 주관을 자주 넣다보니 위 방법에 내 부수적인 절차를 포함하면


1. 양파와 내가 좋아하는 츄팸을 잘게 썰어놓고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살짝 볶다가 잘게 썬 양파, 츄팸을 볶고

3. 아라비아따 소스를 넣어 잠시 볶듯이 끓여주고

4. 준비된 면을 함께 졸이듯 볶다가 남겨둔 면수를 넣어 한 번 더 볶아 완성


이렇게까지 하면 그나마 내 입에 맞는 츄팸양파아라비아따파스타가 되긴 하는데.. 물 끓으면 면, 수프 넣고 기다리면 되는 라면보다는 확실히 손이 많이 간다. 내가 파스타 한번 하면 팬 하나에 면 삶고 그 팬 헹궈서 소스 볶아 면을 투하해서 완성한다 해도 나오는 설거지만 팬 1, 도마 1, 칼 1, 면수 담은 그릇 1, 완성될 파스타 담을 접시 1, 포크 1... 먹고 난 후 주방은 아름답지 않다. 라면은 냄비와 젓가락 정도면 끝나는데..





나는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파스타를 먹고 감동한 적이 없다. 아무래도 취향이 아닌듯하다. 한식을 유독 좋아하는 나는 '자극적인'음식에 길들여져 있어 그런지 파스타의 진정한 매력을 모르는 것 같다. 면요리로 구분하자면 파스타보단 미원 맛이 시원~~하게 나는 시장에서 파는 멸치국수가 더 좋다. 그래서 파스타에 츄팸과 아라비아따 소스를 넣는 것이 그나마 입에 맞는 것이겠다. 이러한 사실을 몇 년 전부터 깨닫고 맵고 짠 음식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참 어렵다.


지인들을 만나 함께 식사할 메뉴를 정할 때 '파스타'로 메뉴가 정해지면 늘 속으로 '다른 메뉴는 없나?'라고 생각했다. 함께 간 파스타집에서도 메뉴판을 보며 파스타가 아닌 다른 메뉴를 찾는 일이 많다. 가장 흔한 스파게티면을 별로 안 좋아하나? 싶어 다른 종류의 면의 파스타를 먹어봐도 그냥 그렇다. 되려 푸실리나 펜네를 먹고 있으면 스파게티면이 그립다. 토마토소스를 주로 먹지만 가끔씩 크림, 오일, 로제 파스타도 먹긴 하는데 먹을 땐 '맛있네.'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음에 또 찾아 먹지 않는다. 역시.. 그냥 취향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집에 스파게티면과 아라비아따 소스는 떨어지지 않게 둔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 '뭐 먹나.'고민하다 파스타 소스가 보이면 츄팸과 양파를 찾아 대~충 해 먹는다. 만들어 먹으면서 어김없이 생각한다. '라면 땡긴다.' 기껏 파스타를 해 먹으면서 라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ㅋㅋ)


그래도 흔하게 먹는 라면이 지겨울 때 한 번씩 해 먹긴 좋은 음식이다. 가끔씩 해 먹기 좋다. 라면보다 살짝 번거롭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건 사실이고 설거지가 좀 나온다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정돈 아니니까. 파스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스를 직접 만들던 이런저런 토핑 재료 준비해서 오일 파스타를 하던 그야말로 '요리'를 하겠지만 식당에서 2~3만 원짜리 파스타를 먹어도 별 감흥이 없는 나에게 그러한 과정의 요리는 아마 즐겁지 않을 것 같다. 돼지등뼈 사서 핏물 빼고 온갖 채소 손질하고 여러 양념 넣어 끓여야 하는 감자탕은 내가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그나마 즐겁게 할 수 있다.(물론 요리하는데 하루 종일 걸리고 해 먹고 나면 지치지만..ㅋㅋ)



이런 거 보면 요리를 하는 건 내가 먹을 때 즐거운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 같다. 물론 대접하는 요리의 즐거움은 특별한 일이니까 별도! 이왕 시간 내서 요리를 한다면 내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 당신은 어떤 음식을 요리할 때 행복하고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즐거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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