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한인 어린이 합창단의 동요 사랑
젊은 시절 송광사로 법정스님을 찾아뵌 적이 있다. 전라남도 순창에서 시외버스로 약 40여분 정도의 거리다. 그때만 해도 교통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면 시간에 쫓겨야 했다. 송광사에 도착해 법정스님을 찾으니, 약 30분 정도 떨어진 암자에 계시단다. 돌아가야 할 일정에 잠깐 고민을 하다 내친김에 암자로 향했다. 암자에 도착해 보니, 마침 법정스님은 불공 중이었다. 암자는 약 9평 정도로 작았고, 서른 쯤 들어 보이는 행자 스님이 기다리는 방문객에게 뜨락을 설명하고 있었다.
지난 주말, 미시소거의 한 교회를 찾았다. 미시소거 로드 남쪽에 자리 잡은 이 교회는 오래된 주택가 속에 있는 작은 캐네디언 교회였다. 잘 가꾼 정원과 나무, 입구를 알리는 조형물, 잔디밭 등이 어울려져 고풍스러운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마침 토요일 저녁이라 주변은 고요했고, 가라앉은 듯한 차분한 위엄이 그 옛날 송광사의 암자를 연상케 했다. “아! 이런 곳에서 노래를 부르면 노래가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교회로 들어섰다.
어린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8세에서 15세 정도의 아이들이 40여 명이 보인다. 지휘를 하는 분은 미리 약속을 한 토론토 한인 어린이 합창단의 고선주 일 게다. 저녁 약속 있어 초조했지만, 노래가 끝나 길 기다리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낯익은 멜로디다.
https://www.youtube.com/watch?v=8xPnBNWj9hI
나뭇잎 배는 1955년 ‘케이비에스(KBS) 방송 동요’로 발표되었다. 8분의 6박자의 서정 동요로서 오늘날에도 널리 애창되고 있다. 6·25 전쟁으로 시달린 어린이들의 마음을 순화시키기 위하여 곱고 아름다운 노래 부르기 운동이 1954년부터 KBS에 의하여 펼쳐졌는데, 그때 만들어졌다. 노랫말과 가락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서 정감 있고 아름다운 노래로서 애창되고 있다. 작사자 박홍근과 작곡자 윤용하의 대표적인 동요이다.
작사가 박홍근은 1919년 함경북도 성진 출생으로 1950년 6·25 전쟁 때 월남해 1953년 해군본부 편수관, 1959년 KBS 문학 프로 담당, 1960년 월간 ‘새 사회’ 주간으로 활동했으며, 1981~1986년 한국아동문학가 협회장을 역임했다. 2006년 3월에 타계했다.
작곡가 윤용하는 황해도 은율 군 출생으로 만주 봉천 보통학교를 졸업하였다. 독실한 가톨릭교도의 집안에서 성장하여 어렸을 적부터 교회를 통해 음악을 접하였다. 정규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며 봉천 방송국 관현악단의 지휘자인 일본인 가네꼬로부터 부정기적으로 화성법과 대위법을 배우고 그 외 독학과 개인적인 음악적 경험으로 합창곡, 동요곡 등을 작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