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현수 Jul 01. 2020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걸

가수 김세환

 

 가수 김세환. 그는 한국 포크 음악의 산증인이며 7080 세대의 우상이었다. 1970년 초 송창식과 윤형주의 트윈 폴리오가  알려지며 김세환, 김민기, 서유석, 이장희 양희은, 은희, 이연실, 뚜아 에 무아, 라나 에 로스포, 쉐그린, 4월과 5월, 어니언스 등의 소위 ‘통기타 가수’들이 대중음악의 스타로 자리한다. 

 방송뿐만이 아니라, 무교동과 명동의 세시봉, 디쉐네, 심지다방(오비스 캐빈의 전신), 금수강산 같은  음악감상실이 이들의 주무대였다. 이들 음악감상실에서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하는 노랫소리는 정말 매혹적이었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 

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

 사랑의 눈길보다 정다운 건 없을걸 

스쳐 닿는 그 손끝보다 짜릿한 건 없을걸 

혼자선 알 수 없는 야릇한 기쁨 

천만번 더 들어도...

https://www.youtube.com/watch?v=9SfVUAQI2C0

 솜사탕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 김세환, 장발을 휘날리면서 자유분방하게 자작곡을 불렀던 한대수, '음치'에 가까운 목소리지만 진실된 감정을 외쳐대는 이장희, 털털한 목소리로 사회 풍자의 메시지를 전달한 서유석 등이 당시 '청년 문화의 주역'이었다. 

 당시에 유명한 음악 감상실 쉘브루가 있었다. 쉘브루는 ‘MBC 별이 빛나는 밤’의  DJ 이종환이 경영한 음악 감상실이다. 셸부르는 세시봉과 함께 포크 음악의 산실로 자리한다. 

 이종환은 당시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종환 사단에 들어가야 한다고 할 정도로 음악계에 영향력이 컸다. 어니언스, 김정호, 홍민, 이수만, 이수미, 채은옥, 김인순, 김세화, 남궁옥분, 임지훈, 유익종, 김승덕, 강은철, 강승모, 이문세 등이 그의 사단이다.

 

토론토에서 공연한 김세환

 또  한 사람의 대부는 나현구다. 오리엔트 프로덕션의 대표인 그는 작곡가 나운영의 후손이고, 김세환의 이모부이다. 나현구는 서울대학교 공대 출신의 엘리트에 변리사를 비롯한 각종 자격증을 보유한 엔지니어였다. 히트곡에 대한 감각이 합리적이었고 가수에 대한 태도도  개입형이어서   선곡도 하고 직접 녹음도 프로듀싱하였다. 양희은(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김세환(그림자 따라), 윤형주(작은 불 밝히고), 송창식(왜 불러), 혜은이(제3 한강교), 와일드 캣츠(마음 약해서), 장계현(너 너 너), 조동진(제비꽃) 등이 그의 멤버이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종환 사단’과 ‘나현구 멤버’는 1975년 대마초 사건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동시에 포크 음악의 전성기도 서서히 막을 내리게 된다. 지금은 경기도 주변의 라이브 카페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들이지만,  우리 7080 세대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지난 5월 1일 공연한 김세환을 보면서 옛 생각에 잠겼다. 그가 벌써 60세가 됐고, 그를 사랑하던 팬들도 함께 나이가 들었다. 그의 노래는 옛 추억을 찾아가는 타임머신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수 이치현의 '집시 여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