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의 랑랑을 기대하며...
그 중국 클래식 음악의 중심에 피아니스트 랑랑이 있다. 랑랑은 1982년 만주 선양에서 태어나 두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전통 현악기인 ‘얼후’ 연주가였지만, 문화혁명이 터지면서 음악학교에 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다.
아버지는 아들을 엄격히 키웠다. 랑랑은 다섯 살 때 첫 출전한 콩쿠르에서 1등을 하는데 그 당시 아버지가 짜준 일과표를 보면, 하루 6시간의 연습 일정으로 숨이 막힌다. 공안(경찰)이던 아버지는 랑랑이 여덟 살이 되던 해 직장을 때려치우고 아들과 함께 수도 베이징으로 간다. 하지만 전화 교환원이던 어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선양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에 도착한 그들을 반긴 것은 빈민가 시궁창의 악취와 추위였다. 랑랑은 거의 미치광이 수준으로 연습에 매달려 18개월 만에 중앙음악원에 3000명의 지원자 중, 1위로 합격한다. 열두 살에는 독일 에틀링겐 국제 콩쿠르, 이듬해에는 일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중국의 샛별이 된다. 하지만 아버지는” 더 넓은 세상을 보자”며 미국행을 결정한다. 랑랑은 필라델피아에 있는 커티스 음악원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합격하지만, 이번에도 어머니는 함께 가지 못했다.
미국 생활은 그를 많이 바꾸는데, 1등 만이 전부라고 배웠던 랑랑에게 스승은 “더 이상 콩쿠르에 나가지 마라”라고 한다. 그 뒤, 유명 교향악단들과의 협연을 통해 그는 세계적 스타가 되고 그의 공연에는 항상 수많은 중국 교민이 함께 한다.
이곳 토론토에도 많은 꿈나무 연주가들이 있다. 지난 11월에 전호균이 염광교회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다. 전호균은 2005년 토론토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키와니스 뮤직 페스티벌, CCC뮤직 페스티벌, 캐네디언 뮤직 컴피티션에 출전하여 수상한다. 그의 아버지는 1970년, 중학교 3학년 때 이민 온 이른바 ‘원주민’이다. 대학 때 음악을 좋아해 그룹사운드를 했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틈틈이 기타 연주를 했다. 선친의 컨비니언스 사업을 돕다가 아직도 가게를 하고 있는데, 악기 연주의 어려움을 잘 아는 그에게 “왜 피아노를 시키냐?”라고 물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이민 온 제가 이곳에서 살며 느낀 것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감성 교육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악기를 다루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인데, 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 자체가 뭔가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 같다. ”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