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함께 찾아온 좌절.

첫 학기의 시작, 7월.

by 달솜

드디어,

대학원생으로서의 첫 학기가 시작되었다.


과목은 교직 2과목과 전공 2과목 총 4과목.

시간은 8시 40분에 시작하여 18시 40분에 끝나는

말 그대로의 풀 수업.

쉬는 시간은 10분, 점심시간은 50분이었다.

사담이지만 점심시간에 밥을 먹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50분은 오후과목을 준비하다 보면 쉴 새도 없이

지나가버렸다.


새로운 학교에 전학 온 듯한 느낌의 첫 학기였다.

같은 과 동기가 있다거나, 지인이 있는 게 아니었어서

나는 대화를 할 사람이 없었다.

그저 수업을 듣기만 했다.


매일 내주는 과제를 해결해서

칠판에 나가서 발표를 하라는 과제.

개강과 동시에 종강까지 쭉 발표수업이라는 전공과목.

중간에 시험이 있고, 과제발표가 있는 교직과목.


통학으로 집에 오면 밤이었고,

해결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커피를 마셨고,

새벽에도 편히 자지를 못했다.


학부생 때 쓰던 책도 참고하며 준비해 갔던 첫날,

왜 이렇게 했냐는 말에

학부생 때 보던 책참고했다는 나의 답에

약간 짜증 섞인듯한 어투로

이렇게 써진 책이 있냐고 하셨다.

나의 학부생활을 그 책으로 했고,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재밌어하던 과목이자,

정말 좋은 교수님 밑에서 배운 나의 학부생활을

부정당한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첫 학기를 잘 마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보려고 했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열심히 다니려고 했다.


발표하다가 "지금 뭐 하는 거야 "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고,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답답해하시며,

칠판을 탕탕탕 쓰시며, 한숨 쉬시고

목소리 톤이 높아지시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을 경험했다.


마지막날 교수님과 나와 함께 듣던 학생 1명

총 셋이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그 점심을 먹는 동안 단 한순간도 마음이 편하질 않았다.

교수님과의 식사라서 그런 거 아니냐 하겠지만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식사하는 내내 다른 선생님을 보며

(교육대학원에서는 같은 학생끼리도 호칭을 선생님이라고 한다.)

"임용 보시면 합격하실 거 같다"

"잘하실 것 같다"등등

격려의 말은 늘 그 선생님을 향해 있었고,

나는 그저 그 자리에서 밥만 먹는 사람이 되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그게 바로 나였다.


내 실력의 모자람에서 오는 좌절감은

내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지만,

타인으로부터 오는 좌절감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아침이 되는 게 싫었고,

이마를 치며 “멍청이!”라고 하며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하고


무능한 내가 과한 욕심을 부려서

대학원에 들어온 걸까,

괜한 시작을 한건 아닐까 하는

날 깎아내리는 생각들을 했다.


첫 학기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나는 앞으로 경험할 나머지 학기보다

가장 최악으로 남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많은 상처로 남았다.


잘할 수 있다고 날 다독이며,

잘 해낼 거라고 믿던 나는 나를 서서히 잃어가며,


나의 첫 학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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