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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순 Nov 20. 2019

쓰고 또 쓰는 일

브런치북 프로젝트 응모 후 앓이 중 

참으로 아름답다. 쓰고 또 쓴다는 것. 그런데도 또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내 브런치 사이트에는 끝내지 못해서 저장만 해놓은 글들이 수두룩하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또 쓰고 싶은 이유는 글을 쓸 때 나는 가장 내 자신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글을 쓰다 보면,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끄적임에 지나지 않았던 문장들이 어떤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아름다운 문장이 되기도 한다. 그 발견의 순간을 맞이하려고 글을 쓰는건지도 모른다. 글을 쓸 때 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누구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온전히 내 자신이 되는 일이 글쓰기다. 


최근, 나를 도전케 한 것은 이 브런치 북 프로젝트였다. 하아...... 늘 내 꿈은 책 한권 만드는 일이었다. 곰곰 따지고 보면 왜 그렇게 내 책을 출판하고 싶었던 건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권이 나오면 뿌듯할것 같고, 내 인생이 보람될것 같고, 크게 돈을 많이 못 벌어도 뭔가 떳떳할 것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 나는 글을 쓸 때 온전한 내 자신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런 내 자신을 누군가가 좀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웅크리고 있다. 군자는 그러한 작은 흔들림에도 굴하지 않고 조용히 혼자서 가는 사람같은데...... 그런데 사람들의 '좋아요'에 자꾸만 마음이 울렁울렁하고, 짧은 환희의 순간이 화르르 왔다가 사르르 사라진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다시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누가, 또 어떤 이가,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줬나 안 줬나?'를 확인하느라 잠을 설쳤다. 아. 내 잠을 설쳐가면서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좋아요' 숫자에 울고 웃는 나. 혹은 그 숫자에 현혹되어 잠 못 이루는 나. 


브런치 북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현재까지의 내 상태다. 건강한 신호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바람직한 모습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쓰고 또 쓰는 일일터. 아무도 봐 주지 않는다해도, 결국 나는 내 자신이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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