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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순 Mar 05. 2020

근황 일기

직장 적응기, 내 삶 챙기기 마음가짐

    한동안 브런치를 하지 않았다. 내게 유일한 외부로의 글쓰기 통로. 글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 부지런해야 하는 것이냐.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한가지다. 게으름. 그 게으름의 원인을 쫒아가다 보면, 나의 새 구직기가 있다. 이사를 왔고, 적응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일'을 핑계로 많은 것을 미룰 수는 없다. 될지 안될지 모르겠으나, 일단은 매일 30분 앉아서 쓴다. 그리고 출근한다. 이 두 문장에 힘을 줘 보기로 한다. 사실 한 가지 더 할 일이 있다. 운동하기. 이건 또 언제해야 할 지 모르겠다.

    새 직장에 대하여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 수준이 아닐까 싶다. 새내기들은 때론 위험하다. 모르니까 설칠 수 있고, 그러다보면 실수가 나온다. 그래도 또 여기저기 내 살아온 내공이 있으니, 나의 직장 적응에 대한 마음가짐은 하나다. 적을 만들지 않는다. 적은 무엇인가? 내 정의는 '도저히 같이 있기 힘든' 상태에 놓이는 나와 너. 일터란 일을 하라고, 그래야 그만큼의 댓가를 받는 곳인데, 적이 생긴다면 그 또한 곤란한 일도 없지 싶다. 그러고 보니, 나의 이전 일터에서의 경험들이 이 곳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종종 수년 전 한국 회사에서 일했던 때 생각이 난다. 그때는 분명 사회생활 새내기 시절이었다. 나름대로 조심한다고 했지만, 지금 되돌아보니 나는 엄청 나도 모르게 나대고 있었다. 하다못해 내가 몰라서 질문한 것들이었는데, 질문의 맥락과 환경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한번은 한 상사가 내게 뭔가를 실수했다는 식으로 지적을 했다. 아마 노련한 나 였다면, 사람들이 다 보고 듣는 환경이라는 걸 생각해서 "네."라고 말을 했었어야 했다. 아니면 "아,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저희 탕비실에 가서 잠깐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라고 했었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그 자리에서 나의 평소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또 동시에 지적질당한 마음을 잘 숨기지 못했다. "아, 정말요?! 제가 그랬다고요?" 아마 이런 식으로 대답하지 않았나 싶다. 그랬더니 그 분은 뭔가 내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아니, 다들 보고 있는데 그렇게 크게 이야기 하면 어떻게해요?" 약간 이런 식으로 대답했던 것 같다. 그녀의 처신술에는 나보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사람의 전술들이 있었다. 결국 그녀와 나는 적은 아니었지만, 뭔가 이상하게 껄끄러운 사이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그런 시절을 지냈다. 또 돌고 돌아 그 시절이 지금 내게 참고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매몰되지 말자

    일을 대하는 나의 다른 마음자세는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는다'이다. 아마 한달 뒤면 현재의 나보다 더 일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아질 것 같다. 사실 더 중요한 것들은 일 외의 나 자신을 위한 것에 소홀해선 안된다는 것. 소중한 관계에 물주기를 해야 하고, 지금도 하고 있지 못하는 운동, 체력관리를 해야 하며, 그리고 늘 내 마음의 불씨인 글쓰기를 해야 한다. 이것들이 '해야 한다'가 아닌, 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이렇게 적어보고, 또 공개를 한다면 그것 역시 작은 질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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