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 적응 삼개월 넘어감, 혼자와 둘이, 유투브와 글쓰기
코로나, 일 적응 삼개월 넘어감, 혼자와 둘이, 유투브와 글쓰기
나의 일상들을 적어보면 대충 이 단어들로 요약이 가능하다.
꼬로나
코로나로 인해, 안그래도 이민자라면 대충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연스레 이뤄지는데, 거기에다 플러스, 코로나까지 겹쳤다. 예전에는 책을 잘 읽었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나의 '책읽기'는 주로 밖에서 이뤄졌다. 이건 내 삶의 고정된 라이프 스타일이기도 했다. 집은 내게 휴식의 공간이고, 책읽기는 집중의 영역에 들어가기에 어렸을 적부터도 책읽기는 도서관, 독서실, 카페와 같은 곳에서 이뤄졌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거의 못 읽는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은 먹기, 자기, 누워있기, 씻기, 양치질하기 등등이다. 거기에다 최근 추가된 일하기.
'집에서 일하기'의 함정은 어느 순간에는 내 몸이 화면으로 빨려들어 갈 것처럼 45도보다 훨씬 더 앞으로 컴퓨터로 쭈욱 기울어진 내 상체. 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이 허리에 부담이 갈 정도로 길다는 것. 일하는 자세가 건강에 좋지 않다. 그렇게하다보니 재택근무 이개월이 가까워지는 지금,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점심시간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튼실하지도 않은 내 허리가 부실허리가 될 것 같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퇴사말고 퇴근하라고. 길게, 자알, 일하고 돈벌려면 내 '일하는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무조건 점심시간에는 동네산책. 그것만이 살길이다. 그리고 퇴근도 제시간에 탁탁해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좀 더 긴 산책을 해 줘야 한다. 걷기가 나의 유일한 운동인데 말이다...... 경직된 내 근육들을 촥촥 펴 주었던 요가원이 다시 열리면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가리라....
일 적응 삼개월
백일이 지나지 않았을까 싶다. 새 일을 시작했고, 그 일에 적응한 시간. 사실은 일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 환경이 아닐까. 공공의 영역에서 일을 했던 지난 일에 비해 이 일은 안전상으로 따지면 현재 재택근무이기에 이처럼 안전한 일도 없지 않을까 싶다.
혼자와 둘이
"에이, 너가 나랑 사는것 보다 일때문에 돈때문에 거기로 간 거잖아!"
남편은 화상통화를 통해 웃으면서 말했다. 그 말이 내 가슴에 와서 몇시간이고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통화를 할때 이렇게 따졌다.
"그럼 너는! 너도 일을 안버리는 거잖아. 우리가 같이 살려면 내가 무조건 니 옆에 있어야 하는거야?"
그렇다. 이민 7년차, 나는 처음으로 남편을 떠나 홀로 타주에서 일하고 산다. 맞다. 심심한 것도 사실이고, '에이. 남편따라서 그냥 탱자 탱자 놀면서, 내가 원하는 글 쓰면서, 그렇게 유유자적 살아봐?' 이런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일 뿐이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조금은 안다. 자존심도 강하고, 남편과 같이 사는건 좋지만, 그렇다고 내 일을 버리면서까지 언제까지나 옆을 쫒아다니는 건 좀 힘들다. 너의 인생. 나의 인생. 두 인생이 그래도 조금은 서로의 것을 채워가면서, 또 같이 잘지내는 방법. 그것이 0일리는 없다. 의지가 많은 것을 바꾸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나는 그래도 후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유투브와 글쓰기
요즘은 그냥 무엇인가를 틀어 놓으면 한없이 거기에 빠져서 시간을 훌러덩 보내는 일이 많다. 누워서 유투브를 한없이 본다거나, 틱톡을 다운로드 받아서 남들이 춤추는 모습을 좀 봤더니 또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중독성이 강하고, 나중에는 머리도 살짝 아픈 것 같다. 차라리 신선한 바람을 맞으러 나갈걸. 차라리 몇글자라도 써 볼걸.이런 후회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